1~5월 순매도 외인 은행 업종은 사들여
상반기 실적개선 기대… 하반기는 '글쎄'

코스피가 대외 악재로 2400선대로 밀려난 가운데 은행 업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 순매도 행진에도 은행주만은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방준비제도이사회 페이스북
코스피가 대외 악재로 2400선대로 밀려난 가운데 은행 업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 순매도 행진에도 은행주만은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방준비제도이사회 페이스북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 물가 충격에 코스피가 2400선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은행 업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서 오후 2시1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9% 하락했다.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인 반면 은행 업종은 0.07% 상승 중이다. 종목별로도 카카오뱅크(0.85%), 제주은행(0.71%) 등이 오름세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은행주 종목만큼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2년 5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상장주식 총 1조614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들은 코스피에서 1조2860억원, 코스닥에서 3280억원을 팔아치웠다. 전월(5조2940억원)과 비교해 순매도 규모는 줄었지만,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팔자'세다.

외국인은 매도 행진을 보이면서도 은행주를 사들이고 있다. 올 1월3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글로비스(7914억원)다. 이어 2~4위까지는 우리금융지주(7441억원), KB금융(6772억원), 하나금융지주(6024억원) 등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위 안에 은행이 3개나 들어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은행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의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한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수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현지시간 15일 오후 2시(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금리 인상 폭을 발표한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경제전망과 정책 방향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고, 파월 의장은 6·7월 두 차례 정도 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의 긴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폭 예측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패드워치(CME fed Watch)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에서 열릴 6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91.7%까지 상승했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한국의 기준금리도 이에 보조를 맞추는 흐름이 강하다. 지난 5월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0.25%포인트 올린 1.75%로 인상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했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약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13일과 8월25일, 10월11일, 11월24일 총 4차례가 남아있다.

업계에선 ‘금리 민감주’로서 은행들의 상반기 실적개선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2015년 이후 다른 경기지표들이 안정화돼 은행 수익성 개선 평가 시 NIM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은행 금리가 시장금리에 후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상반기 중으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와 NIM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은행주가 상반기만큼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 영향이 끝날 수 있어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구간에서 인상종료 후 인하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진입하는 기로에 서있다”며 “과거 기준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했던 시점에는 시장금리가 통화정책을 선반영해 NIM 하락에 대한 부담이 부각, 은행주는 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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