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회사 수익으로 해외 운용사 인수 첫 사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의 ‘ETF 시큐리티’(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고 15일 밝혔다. ETF 시큐리티는 호주의 ETF 전문 운용사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의 ‘ETF 시큐리티’(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고 15일 밝혔다. ETF 시큐리티는 호주의 ETF 전문 운용사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호주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를 인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 ETF 운용사 ‘ETF 시큐리티’(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고 15일 밝혔다. ETF 시큐리티는 호주의 ETF 전문 운용사다. 

‘글로벌 엑스’(Global X)도 ETF 시큐리티 인수에 참여했다. 국내 운용사의 해외 ETF 운용 자회사가 해외 ETF 운용사 인수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엑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다. ETF 운용규모(AUM)가 50조원이 넘는다. 글로벌 엑스가 ETF 시큐리티 인수에 참여함으로써 미래에셋은 해외법인 수익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

미래에셋은 이번 인수를 통해 호주 시장 투자를 확대한다. 미래에셋은 2013년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 호텔을 3800여억원에 매입했으며, 2016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호주법인을 설립했다. 미래에셋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급성장하는 호주 연금 시장과 ETF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예정이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올 4월말 기준 호주 ETF 시장 규모는 약 119조원이다. 같은 시기 한국 ETF 시장 규모 74조원의 1.6배가 넘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과 중국 다음으로 크다. 이번에 인수하는 ETF 시큐리티는 21개 ETF, 약 4조2400억원을 운용하는 호주 7위 ETF 운용사다. 2002년 설립됐다.

ETF 시큐리티는 현물로 운용하는 원자재 ETF를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표상품인 ‘ETFS Physical Gold (GOLD)’는 2003년 3월 전세계 최초로 상장된 금 현물 ETF로, 순자산이 2조3600억원에 이른다.

ETF 시큐리티는 금 현물 상품을 시작으로, 백금(Platinum), 은(Silver), 팔라듐(Palladium) 현물 상품을 상장했으며, 금, 팔라듐, 은, 백금 네 가지 귀금속 현물 바스켓에 투자하는 상품도 선보이는 등 호주 최대 규모의 귀금속 ETF 플랫폼을 운용하고 있다.

ETF 시큐리티는 다양한 혁신성장 테마 ETF도 운용한다. 2017년 9월 상장한 ‘ETFS ROBO 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ETF (ROBO)’는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의 혁신 기술을 제조업, 물류산업, 보안산업 분야에 접목시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순자산은 2000억원이다.

2018년 8월에는 ‘ETFS Battery Tech & Lithium ETF (ACDC)’를 상장했다. 해당 ETF는 2차전지 관련 기업과 리튬 배터리 제조에 활용되는 금속 채굴 기업에 투자하며, 순자산은 4500억원이 넘는다.

루이스 베루가(Luis Berruga) 글로벌 엑스 CEO는 “글로벌 엑스는 ETF 시큐리티 성장을 지원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ETF 시큐리티와 글로벌 엑스는 혁신성장 테마, 원자재 및 디지털 자산 전반에 걸쳐 호주 투자자들에게 최초의 ETF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원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혁신부문대표 부사장은 “호주 ETF 시장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주 연금 시장에서 ETF로 자금이 유입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ETF 시큐리티는 미래에셋 및 글로벌 엑스와 투자 철학을 공유해 호주 ETF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은 2006년 한국거래소에 TIGER ETF 3종목을 상장한 뒤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하고 같은 해 캐나다 ‘호라이즌스’(Horizons ETFs)를 인수하며 한국 ETF의 글로벌 진출을 알렸다.

2018년에는 전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글로벌 엑스를 인수했다. 글로벌 엑스는 미래에셋 인수 당시 AUM이 10조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5월 말 기준 50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미래에셋은 올 5월말 기준 전세계 10개 지역에서 429종목, 104조원 규모로 ETF를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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