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BMS 시러큐스 공장 인수
영업 강화 위해 현지법인 설립
국내 1조 규모 대형 공장 신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공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공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올해 3월 바이오사업에 뛰어들겠다고 공식 선언한 롯데지주가 이달 7일 산하에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고 글로벌 바이오시장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롯데지주는 앞으로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그 첫 행보는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시러큐스 공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 글로벌 페니실린 생산의 70%를 담당했다. 현재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로 이용되는데, 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항체의약품 원액은 약 3만5000ℓ 규모로 알려졌다. 3만ℓ에 달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보다 큰 규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공장의 인수 절차를 올해 10월까지 마무리하고 CDMO 공장으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시러큐스 공장은 임상과 상업 생산 경험이 풍부한 데다 즉시 가동이 가능해 롯데가 진입 장벽이 높은 글로벌 바이오산업에서 빠르게 성과를 낼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무대에도 데뷔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생명공학 파트너십 행사 '2022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USA)'에서 단독부스를 마련해 글로벌 무대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다. 회사 공식 출범 일주일 만이다.

이훈기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은 이 행사 중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바이오사업을 롯데그룹의 식품, 화학, 유통, 호텔에 버금가도록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밝혔으나 바이오사업 육성을 위해 더 늘릴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사업 추가 투자 계획도 이 자리에서 윤곽을 드러냈다. 우선 최대 1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메가플랜트(대형 공장)’를 건설한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인천 송도나 충북 오송 등에 메가플랜트 증설을 검토한다"며 "(투자 규모는) 8000억원에서 1조원"이라고 말했다.

또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도 단행한다. CDMO 전환을 위한 항체의약품 설비에 자금을 투입하고 인력도 추가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러큐스 공장 운영과 미국 현지의 영업 강화를 위해 미국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앞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을 우선 항체의약품 CDMO 전진기지로 활용해 바이오사업에서 역량을 입증한 뒤 사업 규모와 범위를 점차 확장할 방침이다.

성공적으로 글로벌 바이오시장에 두각을 드러낸 선발주자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빠르게 추격하기 위한 롯데의 바이오 사업 전략이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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