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보면 저렴하나, 단기 하단 점치기 어려워
금리인상·긴축·전쟁 등 다양한 이슈로 반등 힘든 상황
전문가들 “지수 저점 의미 없어… 지켜보고 대응해야”

미국의 금리인상 후폭풍이 뒤늦게 한국 증시에 상륙했다. 안도랠리는 하루 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 위험자산에 대한 우려가 가득하다. 17일 코스피는 2400선대 초반대에서 출발한 뒤 장 초반 2390선대까지 밀려났다. 코스닥은 1.77% 하락 출발해 장중 780.96까지 후퇴했다. 이후 양대 지수 모두 낙폭을 축소했으나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미국의 금리인상 후폭풍이 뒤늦게 한국 증시에 상륙했다. 안도랠리는 하루 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 위험자산에 대한 우려가 가득하다. 17일 코스피는 2400선대 초반대에서 출발한 뒤 장 초반 2390선대까지 밀려났다. 코스닥은 1.77% 하락 출발해 장중 780.96까지 후퇴했다. 이후 양대 지수 모두 낙폭을 축소했으나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 후폭풍이 한국 증시를 그로기로 몰아넣고 있다. 

현 시점에서 단기 저점을 점치긴 어렵다. 인플레이션과 국제유가, 긴축 기조 등 지수를 압박하는 요인이 많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한국 상장 기업의 가치)만 놓고 본다면 현 지수대(2400선)가 매력적이나, 당면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지수 저점은 의미 없다고 단언했다.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는 시기이기에 현 시점은 “지켜볼때”라는게 중론이다.

17일 코스피는 2400선대 초반대에서 출발한 뒤 장 초반 2390선대까지 밀려났다. 코스닥은 1.77% 하락 출발해 장중 780.96까지 후퇴했다. 이후 양대 지수 모두 낙폭을 축소했으나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전문가들은 모두 “지금은 투자 할때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의 낙폭에 어떠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김 센터장은 “현 상황은 구체적 경기 변화(침체)에 대해 시장이 적응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시장은 정책에 대한 여러 혼선과 우려를 반영하는 것인데, 앞으로는 경기 침체를 의식하며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다. 경기 불황, 침체, 금리 급등, 긴축 등의 요인을 따져도 코스피 2400은 ‘우리 기업의 감익 정도’를 모두 반영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91.36포인트(3.52%) 하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지수는 16일 하루(0.16% 상승)를 제외하고 연일 내리면서 17일에는 장중 2400선을 밑돌기도 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91.36포인트(3.52%) 하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지수는 16일 하루(0.16% 상승)를 제외하고 연일 내리면서 17일에는 장중 2400선을 밑돌기도 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현 시점에서 어떻게 투자에 나서야 할까. 어떤 종목이나 업종이 유효할까.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레벨업이 전제 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기존의 보유 포지션에 대한 관리 정도만 생각하고 신규 투자는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밸류에이션으로 보면 매력적인 상황은 맞다”며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트레일링 주가순자산비율(최근 연도 이익 확정치 기준 PBR)이 0.81배인데, 코로나 정점에서 0.63배까지 갔고 현재는 0.9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0.9배면 2300선 정도로 보면 되는데, 지금이 금융위기보다 더 한 상황이라면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과거 사례를 보면 항상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는 시기까지 떨어졌다”고 했다. 섣부른 투자에 주의하라는 얘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로 인해 급반등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미국과 세계적인 금리인상 릴레이 ▲긴축 기조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코인) 가격 급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탈 세계화로 인한 공급망 이슈 등이다.

고 센터장은 “현재 금리만 가지고 해결 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 많다”면서 “산술적으로 보면 PBR이 0.8~0.9배 사이니까 2400선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언더슈팅(과민반응으로 인한 단기 급락)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수 밴드를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문제 중 금리만 놓고 봐도 상황이 간단치 않다”면서 “당장 제로금리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3%대의 금리 상황을 맞으면 다양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인플레이션)를 막기 위해서다. 7월, 혹은 9월에도 최소 0.50%포인트, 많게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예고됐다. 현재 연말 금리 예상치는 3.4%에 달한다. 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인플레이션)를 막기 위해서다. 7월, 혹은 9월에도 최소 0.50%포인트, 많게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예고됐다. 현재 연말 금리 예상치는 3.4%에 달한다. 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도표(예상 기준금리)를 보면 연말 금리가 3.4%로 나타난다. 기준금리가 3%대이면, 시중의 대출 금리는 6~7% 이상도 갈 수 있다. 그간 ‘영끌빚투’에 나선 사람들의 경우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자율이 올라가면서 소비여력이 감소하는 점도 문제다. 증권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고 센터장은 “코인(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등 디지털자산)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국내 투자자의 글로벌 코인 투자 비중이 명확히 산출되진 않으나, 적진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자산에 충격을 받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걱정이 되는 것은 에너지 가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도 3분기 내에 끝나지 않으면 (시장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과 식량 문제가 증시, 나아가 세계 경제에 지금 이상의 골칫거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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