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20% 하락, PBR 0.93~0.94배 수준
'"5% 반등 여력, 2700선 중반까지 반등 할수도"
"호재 없이 악재만… 10% 더 빠지고 반등할 것"

최근 국내 증시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2400선마저 내줬다. 전문가들은 바닥 수준에 도달해 이제 반등 기회를 엿볼 때라는 의견과 아직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최근 국내 증시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2400선마저 내줬다. 전문가들은 바닥 수준에 도달해 이제 반등 기회를 엿볼 때라는 의견과 아직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코스피가 2500선을 내준지 5거래일 만에 2400선마저 무너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바닥에 대한 의심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기술적 반등’ 구간이라는 평가와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21일 오후 3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46포인트(0.65%) 오른 2406.49를 기록 중이다. 단기 반등이 나타나고 있으나, 안심하기는 어렵다. 국내 증시를 위협한 대외 이슈들이 여전한 상황이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2.04%) 내린 2391.03에 장을 마치면서 이틀 연속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이날 반등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올해 들어 20%가량 하락한 상태다. 추세적으로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코스피 ‘바닥’ 딛고 일어설 것… 반등 기회 살필 시기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기술적 반등 시점에 도달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에 주목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기술적 반등 시점에 도달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에 주목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코스피가 바닥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반등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들은 기술적 반등 시점에 도달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에 주목했다. 

지난 17일까지 코스피 주가 기준 평균 주가수익배율(PBR,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은 0.98배에 머물렀으나 최근 지수가 추가 급락하면서 0.93~0.94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PBR을 기준으로 계산한 국내 증시의 레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평균 PBR 0.83배에 근접했다.

코스피가 PBR 상 1배 미만인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건 현 주가 수준이 상장사 전체의 순자산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의 장부가치가 높아졌는데 이것이 아직 BPS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의 실제 PBR은 드러난 수치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파트장은 “직전까지 모든 것이 어려웠다면 그다음은 쉬워지는 것이 주식시장의 이치라는 말이 있다”라며 “밸류에이션과 모멘텀을 고려할 때 이제부터의 한국 주식시장 투자환경은 단기적 변동성은 잔존하더라도 주식시장 반전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단기 반등 여력은 15% 정도라는 분석도 있다. 순자산 대비 주가 표준편차가 지난 17일 기준 -2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다시 장기평균에 수렴하는 -1~0까지 복귀한다는 것인데, 이 비율을 고려한 코스피지수는 2700선대다. 표준편차란 기대치와 현 주가 사이 괴리율을 말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400~2420포인트는 12개월 선행 PBR, 확정실적 PBR 기준 2010년 이후 평균의 –1 표준편차 수준”이라며 “15% 반등 여력을 보면 2700선 중반 정도 반등 여력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코스피 2380선은 2020년 3월 저점~2021년 6월 고점까지 상승 폭의 50% 되돌림 수준으로 의미 있는 지수대”라며 “실적 전망이 상향조정되는 상황에서 2400선에서의 단기 지지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약세장 속 10% ‘베어마켓 랠리’… 2200선 갈 수도

증시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악재가 여전해 코스피가 하락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도 봤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시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악재가 여전해 코스피가 하락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도 봤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권업계 일각에선 아직 코스피가 하락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한 차례 더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상존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큰 우려”라며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식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였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감소는 한국 주식시장 하방 경직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핵실험 임박 경고,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일본·대만 등 환태평양 조산대 지진 등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하락 구간에서 대외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클 가능성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아직 우리 증시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데다 잠깐의 상승은 결국 ‘베어마켓 랠리’(하락장에서 잠시 나타나는 상승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락장의 원인이 인플레이션에 있다면 유가의 진정 여부를 봐야겠지만, 경기침체 때문이라면 ‘경기 바닥’ 시점이 더 중요하다”며 “약세장에선 약 10%의 베어마켓 랠리가 있기 마련이며, 이번엔 ‘유가’가 단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가 400개 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하는 ISM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이하면 경기의 수축을 의미한다. 현재 ISM지수는 56.1이다. 즉, 지수가 50선에 근접하며 경기침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고 속단하기 어렵다. 이 연구원은 “ISM지수가 50까지 떨어지려면 최소 1~2개 분기가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봤다.

증시의 저가 매력은 충분히 높아졌으나, 반등할 만한 트리거(방아쇠)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재는 보이지 않고 악재만이 가득한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는 지난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며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많이 빠졌더라도 향후 이익 추정치의 하향이 더 커지며 밸류에이션 트랩에 빠질 수 있는 기업은 경계해야 한다”며 “긴축 구간에서 버틸 수 있는 저밸류 종목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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