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삭센다' 열풍 올해 멈추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3파전 예고

비만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몸집도 같이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비만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몸집도 같이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비만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몸집도 같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esearch and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32억달러(4조1469억원)에서 2026년 46억달러(5조9602억원)로 상승세가 전망된다. 

박봉현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나온 '글로벌 비만치료제 개발 동향' 보고서에서 "전 세계 비만 유병률은 1975년 이후 3배 증가했다"며 "체지방을 제어하는 것이 가장 큰 의료 문제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비만치료제 시장 올해 지각 변동 예상=현재 삭센다가 주름 잡고 있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올해 본격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차기 대세로 주목을 받는 비만치료제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다. 위고비는 2021년 6월 미국 FDA에서 비만이나 과체중이 있는 성인의 만성 체중관리를 위한 주사제로 승인받았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1) 수용체작용제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방출을 증가시키고 식욕 감소를 일으키는 뇌의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다. 

특히 위고비는 약물의 진입 장벽인 '혈액-뇌 장벽'을 더 잘 통과해 체중 감량 효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위고비는 천연 GLP-1 호르몬 보다 훨씬 오래 효과가 지속된다. 

위고비를 넘어 최근 가장 뜨거운 조명을 받는 비만치료제 후보는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Mounjaro)다. 마운자로는 올해 5월 13일 미국 FDA 허가를 받은 당뇨병치료제다.  

하지만 혈당 조절 효과와 함께 체중 감소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차기 비만치료제로 위상을 떨치고 있다. 위고비가 GLP-1에만 작용하는데 반해 마운자로는 GLP-1과 지방 축적에 관련된 호르몬인 GIP에 동시 작용해 효과를 낸다.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GIP는 그동안 몸에 별 효과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GLP-1과 함께 사용하면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데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마운자로가 현재 비만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국내외에서는 벌써 비만치료제로 관심이 뜨겁다. 의료현장에서 마운자로를 오프라벨(허가범위 외 사용)로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현재의 비만치료제 약물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당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며 "종종 처방의사의 전문적 판단하에 오프라벨로 비만치료를 위해서도 처방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비만치료제 개발 활발=비만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비만이 주요 의료 문제로 부각되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비만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비만치료 표적이 되는 유망 물질도 각광받고 있다. 2021년 11월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에 게재된 비만치료제 글로벌 임상개발 현황에 따르면 4개 유망 비만치료 표적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 렙틴(Leptin)과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Ghrelin), 세포 기능 유지·개선에 간여하는 미토콘드리아 짝풀림제(mitochondrial uncouplers), 식욕부진과 관련된 단백질 GDF15(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5)가 그것이다. 현재 이 4가지 타겟 관련 비만치료제 개발이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토종 비만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선두에 선 국내사는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임상 3상을 마친 당뇨병치료제 GLP-1 치료제(에페글레나타이드)와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 랩스글루카곤아날로그(LAPSGlucagon Analog)를 결합한 약물을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LG화학은 경구용 희귀 비만치료제(LB54640)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포만감에 간여하는 단백질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를 타켓한 약이다. 최근 미국 FDA가 희귀질환인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유한양행도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YH34160)를 자체 개발 중이다. 휴메딕스와 HLB제약 역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색다르게 몸에 붙이는 패치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마이크로니들플랫폼기업 쿼드메디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사나 먹는 약이 전부인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새로운 제형의 약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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