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증거금 7조2994억원 쏠려… 내달 1일 코스닥 입성
부진한 증시 공모주로 리턴 "공모가 거품 빠졌기 때문"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 넥스트칩이 이틀간의 일반청약에서 7조원 이상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727대 1로 높게 집계됐다. 사진=넥스트칩 제공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 넥스트칩이 이틀간의 일반청약에서 7조원 이상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727대 1로 높게 집계됐다. 사진=넥스트칩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차량용 및 자율주행차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 넥스트칩이 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칩은 지난 21~22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1727.66대 1을 기록했다. 이 기간 청약증거금으로 7조2994억원을 모았다. 

주관사인 대신증권에 약 24만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균등배정 물량은 청약을 한 사람당 1~2주를 받게 될 전망이다. 넥스트칩은 다음 달 1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첫날 경쟁률은 약 96대 1로 부진한 듯했지만 둘째 날 대거 주문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솟았다. 지난 16~17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16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 희망밴드(9900~1만1000원) 상단보다 12% 초과한 1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최근 긴축정책 등 대외 악재로 주식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공모주로 쏠리는 분위기다.

전날 일반 청약을 마친 삼성스팩6호의 최종 경쟁률도 약 548대 1로 집계돼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만 1조4000억원어치가 모였다. 지난 14~15일 일반 청약을 받은 반도체 레이저 전문기업 레이저쎌 역시 경쟁률 1845대 1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앞서 올해 기대를 모았던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등 대어급 IPO 기업이 잇따라 상장 철회하며 시장이 얼어붙었다. 국내증시가 연일 연저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업가치평가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작 5월 이후 일반 청약을 진행한 IPO 기업(스팩 포함) 14곳 중 10곳이 세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에 형성되면서 투자자의 발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 포함) 52곳 가운데 43곳의 주가는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코스닥에 입성한 공구우먼은 지난 15일 최고가(10만3300원) 기준 공모가(2만원) 대비 수익률이 416.5%에 달했다. 오토앤(143.4%), 가온칩스(136.79%), 유일로보틱스(130%), 청담글로벌(115.83%) 등도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들 새내기 주의 선방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눈높이를 낮춰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공모가 거품이 빠진 것이 이유다. 그동안 공모주 열풍은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낼 때 나타나 공모가와 시초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됐다.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투자자들이 차익매도에 나서며 곤두박질친 경우가 많았다. 

업계에선 IPO 시장이 이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기업의 적정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핵심 요소 검증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장 예정 기업인 만큼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의 매력이 떨어진 것은 결국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기업가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상장 이후 실제 펀더멘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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