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경찰청 치안감 인사 번복으로 논란이 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기문란’ 질책을 받은 김창룡(58) 경찰청장이 임기 26일을 남기고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청은 27일 “김 청장이 금일 사의 표명을 했다. 오후 중 추가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경찰조직 반발과 치안감 인사 번복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문란' 질책 등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문재인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통과시킨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에 대응하기 위해 법조인 출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내세워 경찰 통제안을 마련하라 지시했다. 

이달 21일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행안부 내부에 경찰을 관리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권고안을 발표한 직후, 경찰조직은 크게 반발했다. 경찰조직 내부에서도 김 청장의 ‘용퇴론’을 언급하며 행안부의 경찰 통제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청장 역시 내부 회의에서 “자문위 주장은 경찰법 정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자문위의 권고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더 나아가 같은 날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가 벌어지면서, 급기야 윤 대통령은 ‘국기문란’을 운운하며 경찰조직을 질책했고, 행안부까지 나서서 '경찰 책임론'을 언급하는 상황이 연출되자 김 청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사퇴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청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차기 대통령실의 경찰청장 지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청장의 사의가 수용되면 당분간 경찰청은 윤희근 차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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