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현주가 차이 벌어져, 더 상향은 무리"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괴리율 39~71% 커져
"불확실성 큰 상태… 현금 비중↑·관망세 유효"

최근 국내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적정 주가와의 괴리율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주요 종목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면서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최근 국내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적정 주가와의 괴리율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주요 종목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면서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최근 코스피가 2400선을 밑도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52주 신저가를 연일 갈아치우며 적정 주가(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카카오 등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면서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우 제외)의 주가 괴리율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평균 52.66%로 나타났다. 괴리율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와의 차이를 현재 주가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지표다.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해당 기업이 향후 3~6개월 또는 1년 뒤에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주가 수준을 뜻한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적정 주가를 바탕으로 향후 투자 방향을 결정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목표주가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종목 리포트를 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지금 같은 약세장에서는 이익 개선이 나타나도록 모델링 하는 게 쉽지가 않다”라며 “그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무관하게 장이 같이 빠지면서 주가가 내려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괴리율이 벌어져서 더는 상향하기에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괴리율 50% 넘어… 카카오 71%로 가장 커

지난주 코스피는 2400선 아래로까지 밀리는 부진함을 보였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10위권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며 증권가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점차 벌어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지난주 코스피는 2400선 아래로까지 밀리는 부진함을 보였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10위권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며 증권가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점차 벌어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의 지난 24일 종가는 5만8400원으로 전날 기준 목표주가 평균치가 8만7659원임을 고려하면 괴리율은 50.1%다. 지난 1월부터 5월 말까지 괴리율은 29~39% 내외를 기록했으나 최근 주가 부진 여파로 괴리율이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52주 신저가를 8번 경신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주가가 2% 가까이 하락하며 2020년 11월 이후 약 18개월 만에 처음 5만원대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24일까지 주가가 12.44%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 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정보기술(IT) 기기의 판매량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에 대해 실적 하향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도 줄줄이 낮추는 등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올해 후반부터 세계 경제에 더욱 부담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60조7000억원에서 58조3000억원으로 4%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성장주 카카오와 네이버는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주가 괴리율이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24일 각각 7만1500원, 24만7500원에 마감했다. 목표주가 대비 괴리율이 각각 70.89%, 68.5%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카카오는 액면분할(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6만원대로 떨어졌다. 네이버 역시 22일 장중 22만7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외국인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종목이다.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은 금리 인상기에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나 미래가치 등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를 내다 팔고 당장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네이버 902억원, 카카오 64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외 삼성SDI(65.05%), SK하이닉스(64.4%), 현대차(48.55%), 기아(47.36%), LG화학(40.85), 삼성바이오로직스(32.37%), LG에너지솔루션(38.53%) 순으로 괴리율이 높게 나타났다.

◆“저가매수 지양… 억눌림 큰 만큼 되돌리는 힘 강할 것”

증권업계에선 저가매수보다 관망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시장 조정이 많이 진행됐지만 아직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권업계에선 저가매수보다 관망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시장 조정이 많이 진행됐지만 아직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권가에서는 시장 조정이 좀 더 진행될 수 있어 주가 괴리율에 근거한 저가매수를 지양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아직은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 주식보다 현금 보유가 유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시장 참여자의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정점 확인 시점이 뒤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 강도 높은 긴축과 수요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고유가와 중국 코로나 방역 강도 역시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책의 전환이 있거나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싸졌을 때 주가가 바닥을 형성했다고 보는데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며 “이미 시장 조정이 많이 진행된 상황이나 지금은 현금 비중을 늘리고 관망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각에선 최근 코스피가 반대매매, 외국인 매도 영향으로 펀더멘털과의 괴리율이 과도하게 발생해 오히려 15~20% 반등 여력이 존재한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을 중심으로 급반등세를 보였음에도 코스피가 글로벌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신용매매, 차액결제(CFD), 스탁론 관련 반대매매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외국인의 현·선물 매매 패턴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의 일방적인 약세가 진정된다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코스피 급락으로 펀더멘털과의 괴리율이 과도하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15∼20% 반등 여력이 존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15% 반등을 감안 시 1차 기술적 반등 목표치를 2640선으로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중요 지지선인 2380~2420 회복·안착 여부가 관건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대비 견조한 흐름이 기대된다”며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수반되듯, 여타 글로벌 증시보다 더 강하게 억눌렸다면 되돌리는 힘도 강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