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350억원 투입해 HMM 3대 주주로 등극
우 회장, 대한해운·대한상선 등 해운업 '관심'
HMM 인수설 '솔솔'… SM그룹 "단순 투자다"
매각 여부 '글쎄'… 리스크 높아 인수 가능성↓

우오현 회장이 HMM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SM그룹의 HMM 인수설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SM그룹 제공
우오현 회장이 HMM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SM그룹의 HMM 인수설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SM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인수합병(M&A) 광폭 행보를 보인다. 그는 최근 그룹 계열사를 활용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지분 확보에 나섰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 회장이 HMM 인수 초석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어떤 목적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8350억원 투입… HMM 3대 주주로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MM은 우 회장을 비롯한 SM그룹 특수관계인 18명이 보유한 HMM 지분은 5.52%(2699만7916주)에 달한다. SM그룹이 HMM 주식을 매입한 금액은 8350억원으로 주당 평균 매입가는 3만931원이다.

SM상선은 지난 13일과 16일, 17일에도 총 4851억8000만원 규모 HMM 주식을 매입했다. 같은 기간 우 회장도 381억원을 투자해 총 128만7300주를 구입했다. 이 외 계열사 임직원들도 2만3000~4만5000원대에 HMM주식을 사들였다. 이번 투자로 SM그룹은 산업은행(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SM그룹이 보유한 지분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주총회 소집청구와 주주제안, 업무검사 등 다양한 소주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 회장이 계열사를 활용해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고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 회장은 ‘M&A의 귀재’로 불린다. 그는 삼라건설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M&A 활동에 나섰고 현재 SM그룹을 재계 순위 34위, 국내 57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해운업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2013년 벌크선사 대한해운을 시작으로 2016년 삼선로직스를 인수해 현재의 대한상선을 만들어냈다. 2017년에는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인수하며 SM상선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우 회장의 과거 행보를 보면 HMM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HMM 매각설이 본격화됐을 때도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을 비롯해 SM그룹도 후보로 꼽혔다. M&A를 활용해 몸집을 키우고 사업을 확장하는 그의 경영능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확률이 높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HMM을 인수하기에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사진=SM그룹 제공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HMM을 인수하기에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사진=SM그룹 제공

◆단순 투자… "격차 커 인수 어려울 것"

이처럼 SM그룹의 인수설이 확산되자 SM그룹은 단순 투자목적을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HMM은 과거와 달리 몸집이 너무 커졌다. HMM은 국내 최대 해운사로 평가받는다. 올 4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HMM의 자산 총액은 17조원이 넘는다.

반면 SM그룹은 시가 총액 12조6172원이다. SM그룹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업이지만 HMM을 인수하기에는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지분은 물론 영구채까지 상환하려면 10조원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적으로 큰 부담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도 굳이 HMM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 산업은행은 2016년 해운업계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에 빠진 HMM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최근 업계가 다시 호황을 일으키면서 HMM은  난해 7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단독관리 중인 해양진흥공사 입장에서도 매각할 이유가 딱히 없다.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생각해보면 우 회장도 무리해서 HMM을 인수하기 힘들어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시도했으나 자금상환 압박에 시달렸고 계열사였던 금호타이어는 2009년 워크아웃에 빠졌다.

물론 우 회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HMM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인수에 나설 확률은 희박해보인다. 현재로서는 우 회장의 행보가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와 사업확장을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SM그룹 관계자는 “HMM 지분 매입은 공시에 나온대로 단순투자 목적이 맞다”며 “그외 다른 입장이나 의견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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