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규제기관, 요구 문턱 높아져
임상 3상 규모 UP, 패스트트랙은 지양 
"변이 출현에 대비한 R&D 지속할 것"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첫 국산 코로나19 백신 허가가 임박한 가운데 셀트리온이 28일 기대를 모아온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치료제' 임상 3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그 배후에 관심이 집중된다. 셀트리온 2공장 / 사진=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첫 국산 코로나19 백신 허가가 임박한 가운데 셀트리온이 28일 기대를 모아온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치료제' 임상 3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그 배후에 관심이 집중된다. 셀트리온 2공장 / 사진=셀트리온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첫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허가가 임박한 가운데 셀트리온이 28일 기대를 모아온 '흡입형 칵테일치료제' 임상 3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그 배후에 관심이 집중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신속히 치료제 개발에 착수해 국내 첫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이다. 

셀트리온은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약 1년 만에 항체 발굴, 비임상, 임상 1·2상 결과를 확보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와 유럽의약청(EMA)의 긴급사용승인 권고를 획득했다.

지난해 9월과 11월엔 식약처와 EMA로부터 정식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또한 렉키로나는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중요 의약품 목록으로 채택됐다. 셀트리온은 올해 5월 기준 39개 국가에서 렉키로나의 허가 승인을 완료했다. 

렉키로나는 국내 환자 5만2000여명에 투약되며 중증환자 발생 감소에 기여해왔다. 올해 초엔 유럽 일부 국가에 총 22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는 등 신속한 임상 절차도 진행했다. 

이달 6일(현지시간)엔 루마니아 국립의약품의료기기청으로부터 코로나19 칵테일 흡입형 항체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승인 받은 바 있다. 그런데 돌연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임상과 상업화 준비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전세계 확산과 백신 처방 확대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풍토병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돼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요구하는 임상 3상 환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져 사업 타당성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코로나19의 엔데믹 진입에 발맞춰 긴급승인과 같은 ‘패스트트랙’ 절차를 지양하는 등 임상 환경이 점차 까다로워진 것도 셀트리온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실제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고위험군이 아닌 표준 위험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서 병원성 약화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규제기관들의 문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의 임상과 상업화 준비는 잠정 중단하지만 팬데믹 초기부터 구축해온 코로나19 대응 칵테일 후보항체 풀(Pool)에 대한 관리와 연구는 지속한다. 또 광범위한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연구도 계속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축적한 신약 개발 노하우와 플랫폼 기술 경험은 필요시 즉시 투입해 의약품 개발과 상용화를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며 "동시에 향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는 mRNA 백신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플랫폼 연구도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중·저소득 국가의 치료제 접근성 확대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확보한 제네릭 라이선스에 따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제품을 개발 중이며 내년 초 공급할 계획이다.

또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 과정을 통해 항체치료제 제형 변경에 대한 안전성과 신규 플랫폼기술 적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이룬 만큼 플랫폼 기술 확보를 위한 바이오테크 기업과의 협업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제적 환경변화를 주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방향을 재정비하고 현재 임상과 허가를 앞두고 있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개발에 매진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기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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