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칸 국제영화제 본상, 감독상 수상의 영예
‘헤어질 결심’ 각본 완성 전 탕웨이 출연 확정 지어
탕웨이의 극중 한국어는 의도와 해석이 담긴 대사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역대급’, ‘인생작’, ‘천재적’, ‘매혹적’, ‘최고의’, ‘눈부신’... 영화 ‘헤어질 결심’이 뤼미에르 극장에서 세계 최초 상영된 직후 국내외 유력 매체들은 호평과 찬사의 릴레이를 이어갔다. 제57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올드보이’,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박쥐‘에 이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세 번째 칸 국제영화제 본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인 최다 칸 국제영화제 수상 기록을 세운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식에서. 사진=CJ ENM 제공
영화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식에서. 사진=CJ ENM 제공

그동안 파격과 금기를 넘나드는 강렬한 소재를 다룬 작품을 선보였던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을 통해 전작과 완전히 결이 다른 새로운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수사멜로극 '헤어질 결심'. 이영애, 김옥빈, 김민희, 김태리 등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는 여배우마다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의 여주인공 탕웨이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박찬욱 감독은 "탕웨이를 캐스팅하기 위해 '서래' 캐릭터가 중국인이라는 설정으로 만들었다"며 캐릭터에 맞는 캐스팅이 아니라 캐스팅에 맞는 캐릭터 설정으로 인해 캐릭터가 돋보일 수 있었던 비화를 소개했다. "탕웨이를 사적으로 알지 못했기에 그가 출연한 전작들을 보면서 탕웨이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면서, '이런 모습의 탕웨이를 보고 싶다'고 생각으로 각본을 집필했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이번 작품에서 매혹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며 많은 이의 호평을 받았다.

"'헤어질 결심'의 각본이 완성되기 전에 탕웨이씨를 만나 출연 확정을 받은 후 각본을 완성했어요. '색, 계', '만추', '황금시대' 등 전작들의 연기를 보며 탕웨이씨를 보며 알게 되는 과정과 실제로 만난 후 알게 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만난 탕웨이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장난기가 있고 고집스러운 면도 있었습니다. 작업 방식,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소신이 뚜렷한 배우였고요. 그런 면면을 캐릭터에 반영했습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사진=CJ ENM 제공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사진=CJ ENM 제공

박찬욱 감독은 탕웨이에 대해 지독한 직업의식을 지닌 배우라 말한다. 탕웨이는 '서래'의 한국어 대사를 외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문법의 기초부터 우직하게 공부한 그는 상대 배우의 대사까지 모조리 외우며 촬영할 땐 상황에 맞춰 상대 배우 대사의 단어만 나와도 무슨 뜻인지 이해하며 연기했다. 극중 '서래'의 한국어는 완벽하지 않다. 조사 하나, 어미 끝처리 하나까지도 탕웨이의 의도와 해석이 담긴 대사와 연기다.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이 칸 영화제에서 상영이 끝난 후 '내 인생의 일부분이 완성됐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아쉽게도 탕웨이는 예정된 일정 때문에 칸 영화제 시상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먼저 한국에 귀국했다. 칸 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감독상과 더불어 여우주연상 수상 여부에 관심사가 집중됐다. 여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면서 대리 수상을 준비했을 정도였다.

박찬욱 감독. 사진=CJ ENM 제공
박찬욱 감독. 사진=CJ ENM 제공

"'여우주연상을 정말 받으면 어쩌나'라는 걱정을 했어요. 문자로 '혹시 받게 될 경우를 위해 누가 대신 말하더라도 소감을 미리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해일 씨와 우리끼리는 대리 수상을 누가 할지, 수상소감은 누가 할지 대화를 했고요. 그때 시간이 촉박했는데 탕웨이 씨가 수상소감을 보내오면 박해일씨가 나가서 받고, 못 보내오면 제가 나가서 받는 걸로 계획을 했습니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되었고요. (웃음)“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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