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8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예대금리차'는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요구에 은행들이 눈치를 보며 수신금리를 인상하고는 있지만 치솟는 대출금리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2년 5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14%로 전월(4.05%)대비 0.09%포인트 올랐다. 2014년 1월(4.15%)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함이 없었지만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올랐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로 전월과 같았고,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62%에서 5.78%로 0.16%포인트 올라 2014년 1월(5.85%)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달 기업대출 금리는 3.6%로 전달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3.35%,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3.79%로 각각 0.18%포인트, 0.12%포인트 올랐다.

기업과 가계 대출금리가 모두 오르면서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 대출평균금리도 전월 대비 0.11%포인트 상승한 3.68%을 기록했다. 저축성수신금리는  0.15%포인트 오른 연 2.02%였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의 차이는 2.37%포인트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확대됐다.

은행의 수익성과 관련된 예금과 대출 금리 간 금리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졌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37%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대출금리의 상승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총수신금리가 0.07%포인트 상승한 1.08%인데 반해, 총대출금리는 0.09%포인트 오른 3.45%였다. 2014년 10월(2.39%)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수치다.

다만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소폭 좁아져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1.66%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꾸준히 예대금리차 축소를 요구해 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감독당국으로선 이례적으로 은행들의 고금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장들에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함께 추진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운영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소비자의 금리부담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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