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조례 발의… 통과 시 TBS 300억원 지원 중단
이강택 TBS 대표 "현대판 분서갱유, 시보완박" 강력 반발

사진=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캡처
사진=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캡처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교통방송(TBS)이 서울시 지원 없는 독립경영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서울시의회 과반 이상을 확보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TBS의 서울시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하면서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76명은 지난 4일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공동발의했다. 조례안은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내년 7월 1일자로 폐지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조례는 TBS의 사업범위와 함께 미디어재단 TBS 지원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재단의 기본 재산은 '서울시의 출연금과 그 밖의 수입금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의회가 TBS에 재정지원을 중단하려는 이유는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교통안내 수요에 관한 급격한 변화, 방송분야에 간한 서울시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조례가 통과되면 서울시 출자 및 출연 기관에서 제외되고, TBS는 민간 주도 언론으로 독립경영을 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는 TBS 전체 예산의 70%인 3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서울시의 TBS 지원 중단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달 1일 출범한 제11대 서울시의회는 전체 의석 112석의 68%를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다. 과반 이상을 차지한데다 서울시장도 같은 당 소속이다보니, 조례안 통과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상태다.

특히, 서울시의 TBS 재정지원을 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선인 좋지 못하다. 오 시장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교통 정보를 위해 TBS를 듣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TBS가 독립 재단으로서 스스로 어떻게 생존할지 고민해야 한다. 교육·문화 예술 방송으로의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TBS 측은 이번 조례안 발의를 놓고 현대판 분서갱유, 시보완박(시사보도 완전박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강택 TBS 대표이사는 지난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작년까지 '교통 콘텐트만 얘기하지 왜 다른 것 하느냐'고 질타를 하다가 올해들어 갑자기 '콘텐트 낡은 거 아니야, 교육으로 개편하라'고 했다"며 "이번에는 아예 '너네 자체가 없어도 되겠어'라며 '돈 끊을게' 이것이어서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결국 타깃은 김어준이 뉴스공장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이 대표는 "그건 명확하다. 눈엣가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없애기 위해 TBS자체를 고사시키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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