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과 은행 비즈니스 모두 정통한 경영자
자기자본 1조원·신용등급 상향까지 이끌어
3월말 임기 만료, 아직 연임 여부 확정 안돼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가 ‘강한 수익력을 갖춘 안정적인 사업구조 정착’을 목표로, 시장으로부터 신뢰받는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나섰다. 세 가지 핵심과제를 제시한 서 대표는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라도 모두가 함께 하면 이룰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은 우리에게 수많은 도전과제를 던져 주겠지만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지혜를 모은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전 직원을 독려했다.
◆자기자본 1조원 달성, 사상 최대실적 이끌어
서 대표는 은행 및 국부펀드, 증권사 등을 거치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자본시장 리스크관리 전문가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 입사해 외환위기 이후 리스크관리조직의 초기 구성원으로 일했다. 서 대표는 외환은행 재직 중 한국과학기술원(KAIST) 1기 금융공학 석사 과정을 마치는 등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공부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
2004년 신영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계에 발을 들인 후 2005년 한국투자공사(KIC) 창립 멤버로 영입돼 인사와 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08년 신영증권에 재합류해 리스크관리본부장, 자산운용본부장, 자산관리(WM)부문장 등을 역임했고 2018년 투자금융(IB) 총괄 부사장에 선임됐다. 2020년 3월 서 대표는 공모를 통해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증권과 은행 비즈니스에 모두 정통한 경영자로서 서 대표는 2020년 취임식에서 “자본시장의 기능이 단순 중개에서 IB로 바뀌고, 부동산 규제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수익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금융투자회사들의 자본확충 노력이 가속화 중”이라며 “우리도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면서 고수익사업 확대 및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가용자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성장을 위해 자본력 확충을 추진하겠다”며 “자체 수익성 확대뿐 아니라 증자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임기 안에 자기자본 1조원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해 초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렸고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돌파하며 약속을 지켰다. 2008년 신설된 8개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자기자본 1조원대 중형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서 대표는 취임 첫해 782억원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연간 순이익 1100억원을 돌파하며 다시 한번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었다. IBK투자증권은 설립 뒤 처음으로 신용등급 ‘AA급’에 진입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IBK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안정적 사업구조 정착 목표”… 연임 확정도 과제
서 대표는 올해 경영목표로 강한 수익력을 갖춘 안정적 사업구조 정착을 내걸고, 핵심과제로 ▲다양한 비즈니스 확충과 수익력 강화 ▲금융그룹의 자본시장 게이트키퍼 ▲고객과 시장 중심의 조직문화 정착 등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는 비우호적 경영환경과 높은 변동성 시황이 지속하고 있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고객과 회사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전하면서 안정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선 투자전략본부 신설을 통해 투자 역량을 제고하고, 상향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플로우 비즈니스(Flow business)를 확대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의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IB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투자와 영업, 트레이딩과 WM, IB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안정화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서 대표는 “기존의 신기술투자조합과 사모펀드(PEF)에서 추가 펀드를 조성하고 신규 실행 예정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선점으로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해 중기특화 선도 증권사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속 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한 기회를 선점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를 창출해나가는 반듯하고 행복한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서 대표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현재 서 대표는 올해 3월 말로 임기가 만료된 상황에서 연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공석으로 둘 수 없는 대표자리를 석 달 이상 이끌고 있지만, 모회사 기업은행장의 거취 역시 정해지지 않으면서 서 대표 인선도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실적을 견인한 공로와 취임 당시 자기자본 1조원 달성 목표도 이뤄내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서 대표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최근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실적 방어는 이뤄내야 할 과제다. 그가 연임을 확정 짓고, 올해 목표한 신뢰받는 증권사로의 도약을 이뤄낼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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