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골절 5년 사망률 45% 달해
골다공증 진단 시 치료제 투약을
고관절 주변 근육 강화 운동 효과

이환희 대전성모병원 교수. 사진=대전성모병원 제공
이환희 대전성모병원 교수. 사진=대전성모병원 제공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하는 '고관절'이 부러지면 웬만한 암보다 치명적이다. 실제 고관절 골절의 5년 사망률이 45%에 달한다는 국내 보고가 있다.

이환희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고관절 골절의 주요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고관절 골절 최대 숙적 '골다공증'

고관절은 체중의 최대 3배까지 지탱할 수 있는 강한 부위이나 나이가 들수록 골절 발생 빈도가 높다. 

실제 국내 대부분의 고관절 골절은 고령의 환자들이 서 있는 자세의 높이 정도에서 단순 낙상하며 발생한다. 이외의 고관절 골절은 5% 미만으로 젊은 연령에서 주로 교통사고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발생한다. 

고령에서 단순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이 다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 고관절 골절이 대부분 골다공증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강도로 넘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뼈가 숭숭 비어있는 골다공증이 있다면 골절 확률이 당연히 올라간다. 

문제는 이 골다공증이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골절이 발생하게 되면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50세 이후 골다공증 위험성이 늘면서 매 10년마다 고관절 골절 위험성도 2배씩 올라간다. 

◆고관절 골절, 2차 골절 위험 3배 높여

고관절 골절이 위험한 이유는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2차 골절 발생 위험도가 3배 이상 올라가기 때문이다. 2차 골절이 발생한 경우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국내의 연구결과 고관절 골절의 1년 사망률은 15%, 2년 사망률은 25%, 5년 사망률 45%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1년 사망률은 50%까지 올라간다. 웬만한 암보다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의 경우 통증으로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진대사 기능이 저하되고 각종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고령층 주요 사망원인인 폐렴을 비롯해 욕창 등이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골밀도 검사로 골다공증부터 체크를

고관절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골다공증 여부부터 체크해야 한다. 저체중(체질량지수 18.5 이하)이거나 활동량이 적거나 흡연이나 음주를 많이 하는 경우, 가족 중 골다공증 골절 경험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장기간 복용한 경우, 조기 폐경 여성의 경우는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외에 폐경기 여성도 골밀도를 측정해보고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골밀도가 낮은 골다공증에 해당한다면 바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상 속 고관절 골절 예방법

고관절 골절은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예방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뼈는 완성돼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뼈세포가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주기가 반복된다. 

신체 활동을 많이 할수록 뼈가 자극을 받아서 뼈를 만드는 작용이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보행을 비롯한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고관절 골절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뼈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중요하다. 골다공증이 없다 하더라도 꾸준한 칼슘 섭취는 골다공증의 예방에 상당히 중요하다. 

칼슘은 성인 남자의 경우 하루 800㎎, 갱년기 전 여성은 1000㎎, 갱년기를 지나면 1500㎎ 섭취를 권장한다. 하루 세끼 영양을 잘 섭취하면 500㎎은 충족할 수 있다. 나머지는 유제품, 우유, 칼슘 복합제 등으로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타민D는 하루 800IU 이상이 필요하다. 햇볕이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일주일에 3번, 30분간 산책하면 인체 필요량을 충족할 수 있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보충제를 활용해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게 좋다. 

고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고관절 골절 예방에 중요하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최대한 들어올리고 5~10초 버틴 후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서서 의자를 잡고 옆으로 최대한 다리를 벌려주는 운동이 대표적이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구부리고 발바닥을 바닥에서 밀면서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줬다가 5~10초 버틴 후 내려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좋다. 또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쭉 편 채로 다리를 천천히 위로 들어 5~10초 버틴 후 최대한 천천히 내려주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골절이 일어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미끄러운 바닥은 항상 조심하고 불을 켜고 밝은 환경에서 생활한다. 집안에서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선 정리를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