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자동차 부품업계, 2분기 실적도 어려워
리스크 최소화 위해 노력중이나 외부환경 불안정
영세업체 미래차 전환 위한 정부의 정책지원 절실

지난 3월 자동차부품업계는 정부에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효성 높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3월 자동차부품업계는 정부에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효성 높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반도체 부족에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까지 겹친 3중고로 부품업계에 그늘이 한층 짙어졌다. 가뜩이나 자동차업계 저성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대응 여력이 부족한 업체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1조8000억원에 영업이익은 4700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5%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6% 감소하는 셈이다.

만도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3% 늘어난 1조700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6.8% 줄어든 640억으로 예상됐다. 이외 현대위아와 한온시스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이 다소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일제히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부품업계의 실적 저조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로 납품 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떨어져 부품업계의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겹겹이 악재가 계속되면서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달 대한상의가 발표한 ‘2022 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업체의 경기전망지수(BSI)는 69로 주요 업종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100 이하는 이전 분기보다 경기를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근 원가 상승 억제 등 외부 환경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다만 환율, 원유 수급 문제 등 대외적인 요소가 매우 불안정해지면서 산업 전체적으로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외부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영세 부품업체의 경우 전기차 전환이 어려움을 더하는 요소로 지목됨에 따라 기업의 사업재편 노력과 함께 대응 여력이 부족한 업체에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부품기업 미래차 사업재편 사례와 확대 방향’에 따르면 전기차 등 미래차로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부품업계는 반도체 수급난 등 위기가 계속되면서 대응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부품기업들은 사업재편제도와 함께 정부의 금융·기술·컨설팅 등 각종 사업을 활용해 중장기 미래차 대응 전략 수립과 실행 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한다.

김세엽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미래차 전환에 한계가 있어 기업 규모별, 도급 단계별, 생산 부문별 특성에 맞게 부품기업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부품기업의 수직적 구조를 활용해 1차 부품기업과 2~3차 중소·중견 부품기업이 동반자적 관계로 함께 미래차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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