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시 투기과열지구 유지 "청약 경쟁 높다"
세종 하락 단지 속출, '수루배마을3단지' 3.5억원↓
지역 주민 반발 심화 "어불성설이다, 재논의 필요"

정부가 세종시만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세종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정부가 세종시만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세종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정부가 최근 하락세로 접어든 부동산시장을 고려해 지방 대부분 지역에서 규제지역을 해제한 가운데 세종시는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남으면서 집값 하락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22년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개최하고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17곳을 해제하기로 했다. 대구 수성구와 동구 등 6곳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고 대구 동구, 경북 경산 등 11곳이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됐다.

대부분 지역에서 규제지역이 해제됐으나 세종시만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재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세종시의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청약경쟁률이 여전히 높게 유지된다는 점을 고려해 잠재적 매수세가 지속된다고 판단했다.

한때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과 수요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수억원 규모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청약단지가 많았고 2020년 한해 누적 상승률은 44.9%에 달했지만 정부의 잇따른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강화로 하락곡선이 이어졌다.

올해도 세종의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비슷하다. 올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4.71%)은 전국에서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전셋값(-7.55%)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투기과열지구 해제에서도 세종만 쏙 빠지면서 시장 활성화 기대도 사그라들었다.

이처럼 세종시의 집값은 앞으로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도 여러 단지에서 하락 단지가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수루배마을3단지’ 전용면적 102㎡(20층)는 지난 4일 9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6월 신고가(13억원) 대비 3억5000만원 하락했다.

같은 달 ‘새샘마을1단지’ 전용 84㎡(11층) 매물도 6억7500만원에 팔리며 고점 대비 2억원 이상 떨어졌다. 해당 면적은 2020년 11월 8억8400만원(18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세종시 주민들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지역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청약은 전국에서 다 몰리게 하고 청약 경쟁률이 높아 해제를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주택 가격이 눈에띄게 하락하는 중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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