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경유가격 지난달 고점 찍은 후 하락세 전환
유류세 인하 폭 확대 2주차, 휘발유 판매가 ℓ 당 100원↓
소비자 불만 잇따라, 정부 석유제품 가격 안정화 총력전

지난 14일 주유소를 찾은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지난 14일 주유소를 찾은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확대하면서 국내 기름값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최근 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아람코 코리아 등과 유가 전문가 협의회를 열고 하반기 유가 방향을 전망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국제유가가 하반기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유류세 인하 조치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가격도 이달부터 점차 안정화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다만 여전히 기름값이 2000원대 밑으로 떨어진 곳을 찾기 힘들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자영 알뜰주유소를 중심으로 휘발유 판매가격이 지난달 30일 대비 리터(ℓ)당 100원 인하되는 등 시장 가격을 끌어내렸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높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실제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은 각각 ℓ당 2145원, 2168원 고점을 찍은 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정유4사 중 SK에너지도 지난 12일 일선 주유소에 유류 공급가격 인하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내 정유사를 회원사로 둔 대한석유협회는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 동참을 위해 이달부터 인하분을 즉각 반영해 공급하고, 직영주유소는 즉시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체감 효과는 미미했다.

특히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올릴 때는 빛에 속도로 내릴 때는 거북이보다 느리다.”, “유류세 인하에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은 정유사 문제냐 주유소 문제냐.”, “유류세 인하보다 차라리 소비자에게 유류비를 지원하는 것이 부담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정부도 유류세 인하 폭 확대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고공행진이 지속되자 안정화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시장점검단을 구성해 주요소에 재고와 가격 인하분 반영 등의 현황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주유소의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판매가격이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매일 가격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가격 안정화 방안을 세웠다.

주 1회 이상 정유 4사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 석유협회 등이 참여하는 ‘시장 점검회의’도 열고 가격 인하를 독려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오피넷에서 공개되는 석유제품 가격 공개 범위를 확대해 시장의 가격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