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에서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역 연기
한국 남자배우 최초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세계적인 거장들의 공통점, 천재적 재능과 감각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2006년 ‘괴물’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9년 ‘박쥐’, 2019년 ‘기생충’, 2021년 ‘비상선언’, 올해 ‘브로커’까지 7번째 칸 국제영화제 초청과 경쟁부문에만 4회 초청된 한국 배우 최다 초청 배우. 한국 남자 배우 최초의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 송강호가 쓴 한국 영화사의 역사적인 신기록이다.

기자와 마주한 그는 "여러 곳에서 수상소감을 이야기했지만 영화라는 건 많은 요소가 뭉쳐서 이뤄지는 작업이다. 배우로 치면 배두나,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씨를 비롯해 특별출연한 송새벽, 김새벽, 김선영, 이동휘 씨, 심지어 아기까지 단역 하나하나 모두의 땀방울이 모이고 최고의 제작진이 함께 노력해줬기에 칸 국제영화제에도 갈 수 있었고 영광스럽게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작품을 이루는 모든 요소에 감사하고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다시 한번 수상소감을 말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사진=CJ ENM 제공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사진=CJ ENM 제공

"고레에다 감독님은 2007년 '밀양'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뵀어요. 이후 2016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브로커'에 대해 정식으로 미팅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고레에다 감독님이 치밀하고, 정교한 이야기를 대중에게 작품을 소개한다는 선입견이 있었어요. 잘못된 선입견이죠. 함께 작업을 하다 보니 놀라울 정도의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가지고 계시고 배우들에게도 던져주셨어요. ''브로커'라는 작품을 통해 배우들이 자유로워지길 원하시는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송강호가 그간 함께 작업했던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 등 세계적인 국내 거장 감독과 고레에다 감독까지. 차별점보단 공통점인 천재적인 재능과 감각을 느꼈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이 지닌 핵심적인 공통점은 배우들에게 해보고 싶은 만큼, 할 수 있을 만큼, 할 수 있을 때까지,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세상에서 뛰어놀게끔 한다는 것이다. 천재적인 감독들이 또 다른 기회를 주고, 또 다른 여지를 줄 때 배우들은 촬영할 때 자신감을 얻고 연기를 할 수 있다.

영화 '브로커' 스틸. 사진=CJ ENM 제공
영화 '브로커' 스틸. 사진=CJ ENM 제공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은 영화 '브로커'. 베이비 박스를 소재로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제작진이 합작한 영화는 대서특필된 수상 소식과 평론의 호평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일반 개봉 후 다양한 신작 개봉과 관객의 호불호 간극이 크게 벌어지며 개봉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IPTV 및 디지털케이블 TV 극장 동시 VOD 서비스 개시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작품은 제69회 시드니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3일 제39회 뮌헨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ARRI Award)을 수상하며 또 한 번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188개국에 달하는 해외 판매 기록을 세웠던 작품은 6월16일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6월23일 홍콩-싱가포르, 6월24일 일본-베트남-대만, 7월12일 프랑스까지 해외에서 연달아 개봉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특히 국적을 뛰어넘는 감동 스토리를 이끄는 주연 송강호의 연기는 언론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배우 송강호. 사진=써브라임 제공
배우 송강호. 사진=써브라임 제공

"'기대해주시는 만큼 흡족한 결과물이 돼야 할 텐데'라며 대중의 신뢰와 기대에 부담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죠. 제겐 잊지 못할 순간이지만 '배우로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이전과 이후는 똑같다', '변함없이 묵묵하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겠다'라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것이 배우로서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하고요. 고레에다 감독님 작품엔 어떠한 세상일지라도 그 세상을 응시하는 침착함이 있어요. '브로커'가 지닌 힘이라면 '어떻게든 세상을 제단하지 않는다'라는 감독님의 연출 철학이라 생각합니다."

송강호는 지난 6월6일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자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과 함께 출연한 '거미집'의 촬영을 마쳤다. 그는 오는 8월 3일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분 초청작이자 '관상',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을 맡고 송강호를 비롯해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김소진, 박해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비상선언'의 개봉을 앞뒀다.

[끝]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