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훌쩍 넘기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훌쩍 넘기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해져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재현될 조짐이다. 국내 금융시장에 환율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블룸버그 등 주요 현지 외신들은 “미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며 ​연준 인사들과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움직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27일에 1.5~1.75%에서 2.25∼2.5%로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면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2.25%)보다 0∼0.25%포인트 높아지는 현상이 재현된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추가로 0.25%포인트 올리면 다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지지만, 연준은 오는 9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한미 간 금리역전 현상이 반복될 전망이다.

양국 중앙은행의 행보가 향후 시장의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동률인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올해 말까지 금리 역전 추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주일여 후로 바짝 다가오면서 우리 금융·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은 금통위의 추가 빅스텝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급격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를 돈으로 찾아 수익실현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달러 예금도 줄어들고, 외국인 자금 유출도 막기 어려워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훌쩍 넘기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의 통화 가치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일본 엔화는 24년 만에, 유럽 유로화는 2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주요 6개국의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5일(현지 시간) 108.6에 장을 마쳤다. 2002년 6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달러 초강세는 각국의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외국인투자자의 이탈로 국내 자본시장에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주식시장에서만 160억달러(약 21조원)가 유출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중 외국인의 주식 투자자금은 30억10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전월(-12억9000만달러) 보다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5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은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22억3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이는 18개월 연속 순유입으로, 역대 최장 기록이다. 순유입 규모는 지난 5월 20억6000만달러에서 소폭 확대됐다. 주식 투자자금의 순유출 규모가 커지면서 6월 전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은 한 달 만에 순유출(-7억8000만달러)로 전환했다.

한편, 자본시장의 혼란이 커지자 정부와 국민의힘은 전날 2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맞교환)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은 오는 19, 20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방한 때 도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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