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기성금 3% 올려 추가 인상 힘들 것"
산은,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

노조가 산업은행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산은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 = 이태구 기자
노조가 산업은행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산은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 = 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사태가 장기화된 가운데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지만 산은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49일째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하청업체지회(하청노조) 노조원 150명은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인상과 상여금 300%지급, 노조 전임자 활동 보장, 단체교섭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는 상태다.

하청노조는 임금 30% 인상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주장한다. 노조 측은 임금 30%가 인상돼도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원청 임금의 52%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임금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이 기성금(발주자가 공정률에 따라 나눠서 지급하는 돈)을 올려줘야한다.

이에 하청노조는 대우조선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대우조선 측은 이미 올해 기성금 3%를 인상해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인건비나 외부조달비가 추가되면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의 상황이 난처해졌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을 해결할 주체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 주인인 산업은행”이라며 “산은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하도록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지분 55.68%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주주는 맞으나 협상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산은 관계자는 “사태를 해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나서는 만큼 산은이 직접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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