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박&] 김희선 "남편은 인생에서 가장 오래 만난 남자, 하루하루 기네스 경신 중" ②

※기사에 ‘블랙의 신부’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 지난 15일 공개된 작품은 공개 직후 한국 넷플릭스 콘텐츠 1위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여주인공 김희선이 연기한 '혜승'은 상간녀에게 사기당하고 성폭행범으로 몰리자 그 억울함에 자살한 남편과 그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긴 '흙수저'다. '혜승'은 남편의 상간녀이자 지독한 악연으로 얽힌 '진유희'(정유진)에게 복수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 '렉스'의 결혼 비즈니스에 참여한다.

원하는 조건의 상대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며 욕망과 야망을 내비치는 곳에서 전업주부로서 순진한 삶을 살았던 '혜승'은 복수의 과정까지 거칠지 못하다. 보는 이들도 '언제까지 묵은 체증이 내려갈 것인가' 지치게 만든다. 앞선 인터뷰에서 '혜승'의 행보에 '내가 봐도 답답했다'고 말했던 김희선은 ''유희'가 행복한 순간에, 황금의 문에 들어가기 직전에 끌어내리고자 기다리는 인내심과 때를 안다는 것'을 '혜승'의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혜승'이가 극 초반에 답답해서 '고구마다', '고구마다'라고 하시는데 사실 고구마가 있어야 사이다가 터질 때 그게 더 잘 발휘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출연하는 역할 모두가 통쾌함만 펼친다면 재미없잖아요. 저는 '혜승'이 자신만의 계략을 꾸미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과연 어떻게 복수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과 기대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극중 모든 역할이 자신의 욕망에 심취됐다면 '혜승'은 '형주'(이현욱)를 위한 희생을 보여준 게 중점적인 부분인 것 같습니다.“

첫 회에서 '혜승'의 남편 '남식'(권혁)은 이혼을 요구한다. '혜승'은 그동안의 뒷바라지를 읊으며 ‘자녀는 어떻게 할 거냐'고 소리 지른다.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만난 이들은 초혼도 있지만 이혼한 인물이 대부분이다. 그들이 말하는 이혼은 실패가 아니라 원치 않는 삶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첫 번째 결혼에서 극심한 피로도를 느끼고 해방감을 얻은 이들은 믿음, 순수함, 진실함, 로맨스 같은 '사랑'을 뺀 외적인 '조건'으로만 두 번째 결혼 상대를 찾는다.

"만약에 내가 '혜승'의 상황이라면. 나도 행복하고 남편도 행복하고, 무엇보다 아이도 책임져주는 조건이라면 '이혼할게'라는 말이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이혼하자'는 말이 나온 상황에서 매달리면 남자나 여자나 싫어할 것 같아요. 깔끔하게 보내줘야죠. 요즘은 120세 세대라고 하는데 서른에 결혼해서 아흔까지 같이 산다고 하면. 어휴. 2~3년 안에 커플들도 깨지는데 지금 남편은 제가 만난 남자 중 가장 오래 만난 남자예요. 하루하루 기네스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웃음)“

"'진유희'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혜승'의 분노와 고통의 느끼게 해줄 방법이 여럿 있지만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잖아요. 제 성격에는 보자마자 머리채부터 잡죠. (웃음) 딸을 그렇게 만들고. 딸의 사고가 났을 때도 많이 분노했을 것 같아요. 자식이란 게 그렇잖아요. 그런데 '혜승'은 참는 게 저와 다르다면 다른 부분이고, 혼자였다면 밀고 나갔을 텐데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 게 엄마의 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어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