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 역량 결집
부산엑스포 유치 민관 '원팀' 구성해 홍보전에 사활
홍보대사로 BTS 위촉, 유치경쟁서 판도 뒤집기 나서

SK그룹 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WE(World Expo) TF 수장을 맡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1~14일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에 참석해 고위직들을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 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WE(World Expo) TF 수장을 맡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1~14일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에 참석해 고위직들을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사진=SK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정부와 재계가 원팀을 이뤄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본격화했다.

민관 공동 유치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방탄소년단(BTS)가 홍보대사로 합류했다. 

삼성을 비롯한 주요기업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왼쪽)은 지난 7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서 라파엘 고메스 도미니카공화국 에너지광물부 차관을 만나 회사의 주요 활동을 소개하고,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을 비롯한 주요기업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왼쪽)은 지난 7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서 라파엘 고메스 도미니카공화국 에너지광물부 차관을 만나 회사의 주요 활동을 소개하고,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30 세계엑스포 유치 경쟁, 정·재계 홍보 ‘총력전’ 돌입
2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전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엑스포 개최 시 생산과 부가가치 효과는 약 6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기업들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망 등을 총동원해 유치 지원에 힘을 실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재계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엑스포 유치지원 공동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들도 유치지원위원회 위원으로 힘을 보탤 전망이다.

기업별로 테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본격적인 홍보전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지난 7일 한국을 찾은 중남미 외교사절단에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SK그룹의 경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구성된 WE(World Expo) TF 수장을 맡았다.

조 의장은 지난 11~14일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린 남태평양 피지에서 고위직을 잇달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현대차·LG·롯데·CJ그룹 등도 적극적인 유치 홍보에 나선 상태다. 

현재 엑스포 유치경쟁은 우리나라 부산을 비롯한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 3파전 양상이다. 최종 개최국은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당초 가장 강력한 유치 후보로 꼽혔던 러시아 모스크바가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탈락하면서 향방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세가 무섭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회장도 지난 13일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유치 경쟁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부터 따라잡으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엑스포 민관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SK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홍보대사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멤버 제이홉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부산엑스포 민관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SK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홍보대사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멤버 제이홉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BTS 엑스포 유치 전면에, 최태원 회장 “게임은 끝났다”
유치위 사무국인 대한상의는 지난 18일 벨기에 브뤼셀로 유치 지원단을 파견해 사흘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사를 상대로 유치전을 펼쳤다. 지원단에는 우태희 상근부회장과 염성진 SK텔레콤 부사장, 황은주 삼성전자 벨기에지부장 등과 이성권 부산 경제부시장이 참여해 활동을 지원했다.

또한 유치위는 배우 이정재 씨와 가상인간 ‘로지’에 이어 전 세계를 넘나드는 활동을 통해 글로벌 팬덤을 확보한 BTS를 3번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BTS는 BIE 170개 회원국보다 많은 197개국에 팬클럽 ‘아미’를 보유했다.

홍보대사 위촉을 계기로 전세를 역전시킬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BTS가 가진 두터운 팬층은 유치전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위촉식에서 “이 정도면 게임 끝난 것으로 긴말이 필요 없다.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공간의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를 이용한 홍보 부스 등의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며 “BTS와 함께하는 엑스포 유치 지원을 통해 경쟁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BTS는 10월 부산 글로벌 콘서트를 시작으로 BIE 총회 경쟁 프리젠테이션(PT) 참석, BIE 현지 실사 시 장소 안내 등 다양한 활동으로 유치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도 이달 말 미국 출장을 앞뒀다.

최근 SK그룹이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그린 비즈니스 고객사 방문이 목적이지만, 엑스포 유치 활동을 병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3차례 경쟁 PT를 남겨둔 만큼 지지기반을 확보해 전세를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부산시가 중심이 돼 유치경쟁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만 최근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역량을 총 결집했다”며 “기업들의 브랜드 파워와 BTS 홍보대사 합류로 시너지가 예상되는 만큼 남은 PT에서 판도를 뒤집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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