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칩4동맹, 텍사스주 감세 프로그램 만료 대비 
추가투자 위한 인센티브 확보 차원, 최대치로 제출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의 세금감면 혜택 인센티브 연장을 대비해 20년간 250조원의 투자계획서를 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의 세금감면 혜택 인센티브 연장을 대비해 20년간 250조원의 투자계획서를 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삼성전자가 20년간 250조원을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설립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정세에 맞춰 미국에 힘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 2곳, 테일러 9곳 등 총 11곳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추가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오스틴에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2곳이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테일러 9개 공장에 1676억 달러, 오스틴 공장 신공장 2곳에 24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총 1921억 달러를 투입해 텍사스에서만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식이다.

이러한 사업계획서는 세금 감면 혜택을 최대로 받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텍사스주에 ‘챕터 313 인센티브’를 신청했다. 이 인센티브는 텍사스주의 재산세 감면 정책으로 텍사스주에 설비·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10년 동안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계획서 제출은 올해 말 제도 만료 후 추가 투자지원 등에 대비한 셈이다.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20일 성명을 통해 “삼성의 투자는 텍사스주를 미국의 반도체 산업 리더 지위를 공고하게 할 것”이라며 “투자를 늘린 데 대해 삼성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사업계획서 목적이 인센티브 사전 확보차원인만큼 정식 투자계획이 아니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살핀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은 대만, 일본, 한국 등에 ‘칩4동맹’을 제안하는 등 중국과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만과 일본은 우호적인 의견을 표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매출이 전체의 40% 가량인 탓에 쉽사리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도 언론을 통해 한국 기업과 정부의 탈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인센티브 신청 대비 차원이었을텐데 미국에서 크게 보도되면서 당혹스러웠을 것”이라며 “칩4동맹의 향방도 신경써야 하고 중국도 주시해야 하는 등 복잡해지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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