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제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 방안 등 논의할 것“
SK그룹 미국 내 배터리·반도체 대규모 투자발표 가능성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 5월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잇따라 만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화상면담을 잡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2시 최 회장과 화상면담을 통해 제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 방안 논의할 예정이다.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도 배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면담은 미국 백악관의 강력한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됨에 따라 대면이 아닌 화상 회동을 택했다. 면담 결과에 따라 SK그룹의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SK하이닉스나 배터리 업체인 SK온의 현지 투자 계획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한국을 방문해 이례적으로 첫 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양국 간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대규모 투자유치를 약속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면담도 SK그룹의 추가 투자를 이끌기 위한 목적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와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면담이 미 정부의 520억달러(약 68조원) 보조금 지원 내용이 담긴 반도체산업 육성법안 처리를 앞두고 이뤄지는 점에 주목했다. 정확한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SK그룹의 대규모 투자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백악관도 ”이번 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성장, 새로운 고임금 일자리 창출, 기후위기에 대응할 기술 개발, 인기 투자처로서 미국의 장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칩4’ 참여 의사를 밝혀달라고 우리나라 정부에 요구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면담 결과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추가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과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 지난해 미국 인텔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후 새너제이에 낸드사업을 지속할 자회사(솔리다임)를 설립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에 반도체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미국 내 반도체사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이와 별도로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사업 육성에 속도를 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2030년까지 미국에 투자할 520억달러 중 절반가량을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에너지 솔루션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의 배터리 제조업체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을 구성해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3개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장 1개당 연산 규모는 43기가와트시(GWh) 규모다.
SK온은 2025년과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최 회장은 배터리와 친환경사업뿐 아니라 미국에 본사를 둔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SK팜테코 등을 통해 미국과 바이오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가로 내놨다.
이번 면담에서도 전기차용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 외 반도체나 바이오분야 투자 발표를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한편 최 회장은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 ‘추모의 벽’ 제막식 참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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