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계약 물량, 지난해 대비 1392가구↑
수요자 관망세 지속… "양극화 경향 짙어질 것"

청약시장이 시들해지면서 당첨자 미계약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청약시장이 시들해지면서 당첨자 미계약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청약 당첨자의 미계약 물량이 급증했다.

27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1396가구에서 올 상반기 2788가구로 1392가구 늘었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 이후 계약 포기나 청약 당첨 부적격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한 청약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는 제도다.

같은기간 지역별 청약 당첨자 미계약 물량은 서울이 99가구에서 781가구, 경기는 1294가구에서 1553가구로 증가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한화포레나미아’와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 등의 단지는 여전히 미계약 물량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칸타빌수유팰리스는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15% 할인 분양에 나섰으나 결국 미계약분이 발생했고 다음 달 1일 다섯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특히 인천은 지난해 3가구에서 올해 454가구로 151배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4368가구에서 6804가구로, 지방은 2972가구에서 4016가구로 늘었다. 수도권보다는 무순위 청약 물량 증가 폭이 작았으나 비슷한 분위기였다.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청약은 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식은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청약통장 가입자도 급감하고 있다. 전국 청약통장 월별 가입자 증가 수는 올 4월 4만8530명에서 5월 2만4636명으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고작 1471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청약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의 관망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도 입지적인 매력이 떨어지고 분양가도 저렴하지 않은 단지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양극화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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