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영업이익 달성
올해 상반기, 잇따른 악재에도 실적 상승세
세계 최초의 '친환경 철강사' 목표점 정조준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실적 상승세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부문에 주력해 친환경 철강사 목표 달성에 속도를 올릴 것오르 보인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실적 상승세를 바탕으로 연구개발부문에 주력해 친환경 철강사 목표 달성에 속도를 올릴 것오르 보인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의 혁신 성과가 빛을 발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화물연대 파업과 원자재가격 급등, 노조원 당진제철소 사장실 점거 등 온갖 악재에도 영업이익 8000억원 돌파라는 호실적을 거뒀다.

올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9.5% 증가한 6974억원의 영업이익 거둔 데 이어 실적 상승세를 유지했다. 현대제철이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 사장이 주도한 사업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 판매 최적화 등의 혁신 노력이 주효했다.

◆35년 현장 경력, 포스코맨에서 ‘현대제철 수장’으로

안 사장은 1959년생으로 충청북도 제천 출신으로 청주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생산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맥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84년 국내 철강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에 전신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했다.

그는 이후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부장,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포스코 기술위원, 광양제철소 소장을 거쳐 포항제철소 소장에 올랐다. 올해까지 35년 이상의 시간을 현장에서만 보내온 만큼 생산분야 관련 최고 기술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안 사장이 그간 경력을 통해 보유한 제철 설비와 생산분야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해 포스코 성장에 기여했다. 2017년 포항제철소장 취임 직후에는 설비 고도화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품질 역량 강화에 힘썼다.

그는 포스코 고유의 혁신활동을 지속하고 설비개선 등을 추진해 기업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다. 동시에 수익성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 도입으로 미래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안 사장은 이 같은 성장 체제를 구축해 놓고 2018년 2월 사표를 냈지만, 공로를 인정받아 고문으로 선임됐다. 고문으로 활약한 그는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의 선택을 받아 현대제철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이 철강사업 경쟁사인 포스코에서 사장급 인사를 영입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를 비롯한 생산, 연구개발, 기술품질, 특수강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 사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전격적인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포스코 간 기술 유출을 둔 신경전이 펼쳐졌지만, 안 사장은 2019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장과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당시 그는 기술 유출 우려를 일축하고, 설비 안전 가동과 실수율 개선에 주력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안 사장은 현대제철에서 기술 노하우 전파에 앞장섰다. 또한 현대제철의 ‘지속 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정체성 확립을 위해 오랫동안 공들여 왔다. 최근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집중한 모습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실제 지난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9274억원, 영업이익 3039억원, 당기순이익 219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0년 전체 영업이익(703억원)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창사 이래 연간 최대실적을 낸 이후 순항 중이다. 안 사장은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 확립에 중점을 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지난해 창사 이래 연간 최대실적을 낸 이후 순항 중이다. 안 사장은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 확립에 중점을 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굳건한 실적 바탕, 지속 가능한 성장체제 마련에 힘써

특히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8499억원, 2조447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8%, 영업이익은 3251.3% 급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이 회복세로 철강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안 사장의 경영 전반의 혁신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안 사장은 최대 실적에 힘입어 올해 사장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올해 주총에서 “규모의 성장을 지향해왔던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기업 정체성을 확고히 구축함으로써 생존을 모색하고,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가격 급등, 철강 최대 수요시장인 중국 주요도시 봉쇄 등 악조건 속에도 순항 중이다. 올 2분 매출과 영업이익도 7조3810억원, 8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50.8% 증가한 수치다.

그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제조 공정 혁신에 주력해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최근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는 전기차시장 대응을 위해 고성능 특수강과 고강도 열처리강 개발에 주력한 상태다.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에도 나섰다. 안 사장은 제조 생산뿐 아니라 전 부문에 걸친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고,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구축에 속도를 높였다.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는 시스템·인프라를 비롯한 프로세스 전 부문에 스마트 매니지먼트를 구축하는 개념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스마트 엔터프라이즈의 핵심인 생산부문을 포함한 회사 전체가 유기적 네트워킹 및 융합을 통해 고객 가치 추구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사업도 그가 공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친환경 중심의 사업재편 일환으로 국내 6개 기업과 수소 분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안 사장은 수소산업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안 사장은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회사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 ‘친환경 철강사’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개발과 수익성 강화 전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는 “세계 최초의 친환경 제철소를 목표로 당진제철소 가동 시점부터 자원순환과 자원재활용을 수행해 왔다”며 “친환경 에너지부문에 역량을 쏟아 최고의 친환경 제철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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