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서 서예지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강윤겸' 역할
대본받고 초반 캐릭터 설정과 구축과정서 어려움 겪어
'윤겸'의 결말은 '이브'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tvN 수목드라마 ‘이브’(연출 박봉섭/ 극본 윤영미/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가 죽음을 불사하며 펼치는 격정 멜로 복수극이다. 배우 박병은은 극중 가족을 몰살시킨 분노와 계략으로 접근한 '라엘'(서예지)을 만난 후 사랑에 빠져 위험한 선택을 한 ‘강윤겸’으로 분해 기업 총수로서 냉철한 카리스마를 보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여리고 부드러워지는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그는 사랑하는 여자의 복수 계획을 모두 알게 된 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밀도 깊은 내면 연기로 담아냈다.

tvN 드라마 '이브' 스틸. 사진=tvN 제공
tvN 드라마 '이브' 스틸. 사진=tvN 제공

‘이브’의 종영 인터뷰에서 그는 ”‘윤겸’이란 인물이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됐다. 외적으로는 난생처음 PT를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받았고 약간의 태닝도 했다. 스타일리스트와 상의를 통해 극 중에서 입는 슈트를 직접 제작하고 차가우면서도 정돈된 모습을 위해 헤어스타일링을 신경 썼다. 대본을 보자마자 ‘내적으로 매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때문에 초반 캐릭터 구축하는 게 힘들었다. 감정이 너무 과잉돼서도 안 될 것 같아서 감정을 응축시켜서 끌고 가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며 캐릭터 연기를 위해 중점적으로 노력한 부분을 소개했다.

극중 '강윤겸'은 외적으론 기업 LY의 최고 경영자이지만 그는 LY의 초대 회장이자 부친과 가사도우미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다. 어린 시절 자신을 낳아준 생모가 교통사고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이후, 가족 구성원의 누구에게서도 환영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의 아내인 '한소라'(유선)는 '윤겸'과 결혼하기 위해 그와 교류가 있는 여성들을 사고로 끌어냈다. 매번 아내와 장인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며 감내하고, 매 순간 부친을 언급하며 협박하는 아내의 모습은 평생 처가에 억눌렸던 '윤겸'의 삶을 엿보게 한다.

tvN 드라마 '이브' 스틸. 사진=tvN 제공
tvN 드라마 '이브' 스틸. 사진=tvN 제공

”이번 작품을 통해 유선이라는 배우를 처음 만나게 됐는데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매번 신인의 자세로 자기 캐릭터를 연구하고 노력하는 배우예요. 이번 작품이 유독 에너지를 많이 쏟아부었는데 떠나보내면서 너무 마음 아파하더라고요. 에너지는 물론 성격이 너무 좋고, 밝은 분이에요. 살림 꿀팁도 전수해주고 선물을 주고받아도 '유기농 꿀' 같은 찐 주부의 선물을 줬어요. 촬영 기간 친구처럼 잘 지냈어요. 마치 주부 동료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라엘'에게 그가 빠르게 빠질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처가의 압박 속에 살아가는 감옥 같은 삶이 한몫했음을 보여준다. '라엘'이 복수하고자 하는 과거 자행된 그의 악행은 그의 뜻이 아니었다. 아픈 과거를 가진 외로운 '윤겸'은 '라엘'을 만나 진정 '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느끼게 되고, '라엘'을 위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다 포기하는 결말을 맞이한다. '윤겸'은 '라엘'로 인해 변화하며 '라엘'도 '윤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윤겸'이 지닌 힘들고 안타까운 서사는 오히려 박병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윤겸'의 결말은 그가 작품 출연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배우 박병은.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병은.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엘'을 향한 마음과 ‘윤겸’이라는 인물이 가진 서사나 많은 부분이 공감됐어요. 그의 과거 유년 시절 느꼈던 아픔,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방어하고, 차단하고,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던 외로운 남자에게 마음을 열게 한 여자가 왔을 때 '이 여자의 상처가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남자 배우로서 이런 모든 걸 쏟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은 게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매 순간 ‘이라엘’이라는 인물을 사랑했고, 사랑하려고 노력했어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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