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 인상
"인플레 고점 확인 전까진 불확실성 지속될 것"
"증시 부침 크지 않고, 빠르게 역전 이슈 해소될 것"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한미금리 역전이 발생한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과거 금리역전 사례를 두고 다양한 해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한미금리 역전이 발생한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과거 금리역전 사례를 두고 다양한 해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발 금융시장 안도감이 국내증시로 유입되며 주요지수들이 상승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힌 후 금리 인상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으며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준의 행보로 한미금리가 역전되면서 한국증시가 급등장을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과거 사례와 달리 이번엔 주식시장의 부침이 크지 않을 것이며 빠르게 금리 역전 이슈가 해소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오후 1시25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2.99포인트(0.53%) 상승한 2448.26을, 코스닥은 4.23포인트(0.53%) 오른 802.55를 각각 기록 중이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90억원, 1419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반면 개인은 3234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이탈 우려가 예상됐던 외국인 투자자는 되레 이틀째 순매수 기조다.

◆ 2018년 역전기와 비슷한 현재… “인플레 고점 확인 필요”

과거 1999년 7월부터 2001년 3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 총 세 차례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첫 금리역전 시기를 제외하곤 두번째, 세번째 시기 모두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사진=DB금융투자 리포트
과거 1999년 7월부터 2001년 3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 총 세 차례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첫 금리역전 시기를 제외하곤 두번째, 세번째 시기 모두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사진=DB금융투자 리포트

27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6월 FOMC에서 1994년 11월 이후 27년 7개월 만에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불리는 0.75%포인트를 인상한 뒤 이례적으로 두 달 연속 같은 수치를 인상한 것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올라섰고 한국은행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게 됐다. 이에 2020년 2월 이후 2년5개월 만에 한미금리가 역전됐다.

과거에도 세 차례 한미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1기가 1999년 7월부터 2001년 3월(21개월), 2기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26개월), 마지막 3기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24개월)까지다. 

장기 경기호황에 따른 물가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1기 때는 주식이 200억2100만달러 유입됐다. 이때를 제외하곤 2기(263억4300만달러), 3기(189억9000만달러) 모두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네 번째 금리 역전을 맞은 주식시장을 전문가들은 2018년 역전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봤다. 2018년 당시 국제유가 상승 흐름 지속과 인플레이션 부각으로 미국이 긴축 기조를 시작했고, 한국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든 데 따라 높은 원/달러 환율이 유지됐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한국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3기 역전 당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대비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상대수익률은 –12.2%였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오긴 했으나, 여전히 1290원 후반을 나타내고 있는 유사한 상황으로 마냥 안심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둔화됐던 2018년 주식투자를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거시경제 환경이 조성돼 코스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미국 주요지수 수익률보다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며 “올해처럼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는 구간에선 이익의 주가 영향력이 더 커지기 마련인 데 2분기 실적이 양호하고 3분기 전망이 상향되는 업종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고점이 꺾이는 걸 확인하기 전까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들어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다시 불안정해질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화 강세 흐름이 주춤해질 것으로 보이나 불안정한 물가 흐름,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인플레이션 상승 추세는 아직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 4번째는 다르다… “압축된 형태로 빠르게 해소될 것”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금리 역전이 과거 사례와 달리 주식시장의 부침이 크지 않을 것이며 빠르게 금리 역전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금리 역전이 과거 사례와 달리 주식시장의 부침이 크지 않을 것이며 빠르게 금리 역전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일각에선 이번 금리 역전 상황이 과거 사례와 유사점을 찾기 어렵다며 이전보다 압축된 형태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금리 역전을 빌미로 한국증시가 추가하락하는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세 차례 금리 역전이 이뤄질 당시의 한국증시를 살펴보면 ‘직전까지 한국 주식시장의 상당한 상승 → 한미금리 역전 발생 → 매력도 변화에 따라 한국증시의 하락과 미국 증시의 상승’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과거 사례에서 유사한 경우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한국과 미국 증시의 하락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한미금리 역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직전까지 한국증시의 하락은 상당해 이미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미금리 역전이 나타났던 과거 사례에 빗대어 한국증시의 추가 하락을 예단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현재 한국증시는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금리 역전 등의 우려를 선반영해 지금의 밸류에이션 수준이 형성됐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의심 많은 주식시장 환경에서는 걱정에 대한 주가의 선제적 반영도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앞당겨졌기에 이번 금리 역전은 과거보다 빠르게 해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역전 시기의 금리 고점은 미국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시기와 유사하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가파른 긴축을 이행하는 만큼 추후 발생하는 경기침체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국면에서의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및 경기침체 우려, 이례적인 인플레이션과 피크아웃 기대 등으로 이전보다는 압축된 형태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3년 1분기를 고점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텐데, 이때 시장금리는 이를 3~6개월가량 빠르게, 0.25~0.75%가량 강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올해 3분기 연준 금리 인상 이후 미국 채권가격의 저가 메리트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