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 안전자산 엔화 매수 불가피


▲ 뉴욕증시 하락에 엔화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되면 엔화환율이 달러당 107엔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 주말 뉴욕증시 하락에 이어 5일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경향으로 엔화가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92.45포인트(2.55%) 하락한 2만2682.08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 9일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주가 급락으로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매수 분위기가 조성되며 엔화 강세·달러 약세가 진행됐지만 미국 장기금리 급등이 엔화환율 하락폭을 제한하는데 작용했다.


달러당 110.13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오전 10시께 109엔대로 떨어지며 강세를 보였지만 이내 심리적 지지선인 110엔대를 회복했다. 미국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지난 2일(현지시간) 2.84%까지 치솟자 주식 고평가 목소리와 함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미·일간 금리차 확대를 의식한 엔화 매도·달러 매수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주가 하락이 엔화 강세를 초래하고 있다”며 “앞으로 뉴욕증시 하락이 이어지면 리스크 회피에 따른 엔고 현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전자산으로 구분되는 엔화는 리스크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매수 대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뉴욕증시가 살아나면 엔화환율이 달러당 111엔대 중반까지 오르겠지만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찍었던 최저치 107.32엔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환율과 통화가치는 반대로 엔화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통화 강세를 의미한다.


미즈호은행 역시 뉴욕증시 움직임이 엔화환율 동향을 가늠하는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증시가 계속해서 하락하면 소비를 지탱하는 자산 시장이 무너지며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투자자의 리스크 회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국채수익률 상승이 엔화 강세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나타내고 있지만 미즈호은행은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은 연초부터 이어졌지만 엔화 강세·달러 약세 분위기에 변함이 없다”며 “상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본 외환시장은 이날 밤 뉴욕증시 움직임과 드디어 막을 올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연방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가 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속도가 3차례에서 4차례로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이번 주 줄줄이 예정된 연방은행 총재 연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이 지난달 3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1.50%로 동결했지만 미국 내 물가상승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바람은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고 달러가 강세로 전환돼 엔화 약세 국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일본 외환시장이 현지시간 5일 취임선서식 이후 제16대 연준 의장으로 정식 취임하는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의 입에 집중하는 이유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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