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에 최저임금 인상률 격차 누적 배경으로

한국의 최저임금이 일본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최저임금이 일본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한국의 최저임금이 일본을 넘어섰다. 한국과 일본의 최저임금 인상률 격차가 누적되고 엔화 가치가 급격이 하락한 결과로 분석된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이하 중앙심의회)는 전날 전국 가중평균 기준 시간당 930엔(약 9202원)인 최저임금을 961엔(약 9508원)으로 3.3%(31엔) 인상하는 목표를 마련했다.

목표대로 최저임금이 오르면 지난해(3.1%, 28엔)에 이어 2년 연속 최대폭으로 오른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중앙심의회가 제시한 목표치에 따라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심의회가 결정하는 구조다. 도도부현의 결정은 중앙심의회의 인상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확정되는 최저임금은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지난 6월 결정됐다. 최근 엔화 약세 영향으로 이날 환율 기준으로 내년도 한국의 최저임금이 일본보다 높은 셈이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지역별로 다른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만약 중앙심의회 목표대로 인상하는 경우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쿄도는 시간당 1072엔(약 1만607원), 가장 낮은 오키나와현은 850엔(약 8410원)이 된다.

최저임금의 역대 최대 폭 인상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생필품 등의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저물가가 고착한 일본에서도 밀 등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2.2% 오르는 등 3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물가 부담이 커졌다.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상 목표에 대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향이 우려되는 요식 및 숙박업과 원자재 등의 가격 급등을 충분히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매우 어려운 결과"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소비를 활성화하고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전국 평균 시간당 최저임금을 1000엔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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