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위권 맞나?...근무중 쓰러진 아산병원 간호사, 의사 없어 결국 사망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간호사가 수술할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뒤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건이 알려진 건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서울아산병원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가 올린 글을 통해서다. 

작성자 A씨는 "국내 최고, 세계 50위 안에 든다고 자랑하는 병원이 응급 수술 하나 못해서 환자를 사망하게 했다"며 "직원 사고 발생 시 대처 방법에 대해서 아무리 달달 외우고 있으면 뭐 하나. 겉모습만 화려한 병원의 현실은 직원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껏 국내 최고 병원에서 일하며 내가 아파도, 가족이 아파도 무조건 우리 병원을 추천하며 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그 일말의 자부심조차 사라져버렸고 더 이상 병원의 진료실적, 수술실적, 성과조차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B씨는 지난달 24일 새벽 근무 중 극심한 두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B씨는 응급실에서 뇌출혈 진단으로 색전술을 받았으나 출혈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수술이 가능한 서울대병원으로 B씨를 긴급 이송시켰으나 끝내 사망했다. 당시 서울아산병원에는 뇌출혈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전문의가 부재해 응급수술을 바로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이 사건에 대해 말을 아끼며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국내 세 손가락에 꼽히는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조차 뇌출혈 응급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 충격적인 현실에 대해 "언급이 어렵다'며 병원 측은 말을 아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적정성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이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진 뒤 3시간이 골든타임으로 발병 30분 안에 병원에 도착하면 완치율이 90%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