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27년만에 금리 '빅스텝'… 경기침체 예고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두 자릿수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27년 만에 금리 ‘빅스텝’을 단행했다.

BOE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 폭은 1995년 2월 이후 최대치다. 현재 금리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BOE는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BOE는 지난해 12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를 올린 후, 이번까지 총 6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현지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BOE가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BOE는 금리 인상에 더해 보유자산 매각 계획도 발표했다.

BOE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을 11%에서 1980년 이후 최고인 13.3%로 올려잡았다. 내년 역시 중반까지 10%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물가 급등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이 주효했다. BOE는 가구당 연평균 에너지 요금이 1971파운드(312만원)에서 연 3500파운드(554만원)로 약 70%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공급망 문제와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 문제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BBC 인터뷰에서 “가계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