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하락세·인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 영향
국내 반도체 기업, 생산량 조절·설비투자 재검토 나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6월 IC 매출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들이 197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사진=IC인사이츠 홈페이지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6월 IC 매출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들이 197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사진=IC인사이츠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6월 집적회로 반도체(IC)시장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통상 6월은 글로벌 가전과 정보통신(IT) 업체가 신학기 수요에 맞춰 반도체 주문량을 늘리는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히지만,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8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 세계 반도체 판매량이 약 45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들이 1976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역대 가장 낮은 판매량 증가율을 보였던 시점은 1985년으로 당시는 1%를 기록했다. 

IC인사이츠는 “6월 IC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전달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3·4분기 IC 매출이 각각 평균 성장률 6.1%, 2.2%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IC 반도체시장 부진의 원인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비자용 PC, 중저가 스마트폰, TV 등의 출하량이 크게 떨어졌고,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의 고정거래 가격은 2.88달러로 전달(3.35달러) 대비 14.03% 하락했다. 이에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8.3%로 첫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IC인사이츠도 이와 관련 인플레이션 영향과 공급망 악화, 기업들의 경제 전망 우려가 복합적으로 겹치며 IC 반도체 판매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시장 한파가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이런 흐름에 대비해 생산량 감축과 설비 투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청주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안건 보류를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제품 공급의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단기 설비 투자 계획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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