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DB그룹 회장의 '믿을맨'…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
경영효율 기반의 외형확대 모색… 업계 1위 삼성화재에 도전
일반보험 M/S 1위, 디지털 기반 사업구조로 전환 등 방안 제시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DB손해보험은 김정남 부회장이 사령탑을 잡은 12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작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전이익이 기준 1조원을 넘어섰고, 역대 최고수준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김 부회장은 DB손해보험의 경영효율을 높여 외형을 확대하고 1위 기업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사진제공=DB손해보험]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사진제공=DB손해보험]

DB손보, 역대급 실적 달성… 향후 전망도 '청신호'

DB손해보험에게 작년은 뜻 깊은 해다. DB손해보험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9%(3822억원) 증가한 1조65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54.6% 증가한 7764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은 자동차보험이 견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하고, 자동차 운전 사고가 줄면서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보다 4.9% 줄어든 79.5%를 기록했다. 여기에 사업비 절감 효과로 합산비율은 94.5%까지 떨어졌다. 

대부분 손해보험사가 코로나 수혜를 입었지만, 이 가운데서도 DB손해보험이 가장 큰 효과를 봤다. 작년 손해보험 '빅4'가 거둔 자동차보험 순익은 5100억원 수준인데, DB손해보험은 절반 가량인 2200억원을 순익으로 거뒀다.

올해 실적도 준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사상 최대인 280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3.6% 늘어난 3814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원수보험료)은 3조 7647억 원으로 같은 기간 6.4% 증가했다. 최근 3개월간 증권사가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올해 당기순익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8565억원으로 전망된다.

강승건·우도형 KB증권 연구원은 "5월 이후 본격화된 지급심사 강화에 대한 기대감과 장기 위험손해율의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을 유지하며 DB손해보험을 보험업종 최선호종목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손보업계 2위 경쟁 끝내고 삼성화재 노린다

DB손해보험은 경영효율 기반의 외형확대를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1위 삼성화재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의지는 그의 신년사에 자세히 담겨있다. 김 부회장의 목표를 달성하기 방안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 증대와 일반보험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제시했다.

내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은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한다. CSM은 보험부채의 한 부분으로, CSM 규모가 클수록 유리하다. CSM을 높이는 방법은 장기보장성 보험을 다수 확보하는 게 핵심인데, 모집채널별로 장기보험 레벨업 전략을 수립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일반보험은 2위의 시장지위를 가진 현대해상을 넘어서고, 2위를 교두보 삼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이나 현대와 달리 DB손해보험은 계열사 물건이 없는 탓에 시장여건이 좋지 않다. 하지만 삼성화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일반보험 1위에 올라야 한다는 게 김 부회장의 생각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기반의 사업구조로 전환해 경쟁력을 높이고, 보상업무 전체 공정에 관한 혁신을 이뤄 손해조사 Top 1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김 부회장은 강원 동해시 출신으로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DB그룹에 입사했다. 1984년 현재의 DB손해보험으로 자리를 옮겨 보상·영업·신사업·기획 등 핵심업무를 경험했다. 2010년 5월 사내 평사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CEO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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