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대내외 악재가 겹겹이 쌓인 자동차업계에 파업 긴장감이 높아지며 위기감이 번지는 모양새다.
최근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조는 조합원 80.6%의 찬성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르노코리아 노사의 교섭 핵심은 임단협 주기를 매년에서 다년으로 변경하는 것에 있다.
회사는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과 신차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료 등을 위해 교섭 주기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는 다년합의가 노조를 무력화하는 요인이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쪽은 계속된 교섭에도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파업 직전까지 왔다. 한국지엠(GM) 노사는 지난 6월부터 11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노사 임단협의 쟁점은 오는 11월 이후 가동 중단이 예고된 부평2공장의 활용 방향이다. 노조는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을 요구하지만, 회사는 계속된 적자로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두 회사 모두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80억6000만원의 영업손실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3760억원의 영업손실로 2014년 이후 8년째 적자 상황이다.
여기에 글로벌 악재도 줄줄이 이어지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전에 없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비록 합법적인 쟁의행위라도 파업으로 비롯될 손실은 고스란히 회사로 돌아가 위기를 가중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그 위기는 구성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다른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위기의 한 가운데 놓인 지금. 노사 양쪽이 충분한 대화로 현명하게 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란다. 양쪽이 한마음으로 합심해 이환위리(以患爲利)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