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강 노들섬 일대에 위치한 달빛노들의 모습.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 여의도 한강 노들섬 일대에 위치한 달빛노들의 모습.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서울시가 영등포구에 남아있는 마지막 공업용수 공급시설을 2025년까지 폐쇄하기로 하면서 근대 산업화를 이끌었던 공업용수도의 역사가 86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5년까지 공업용수 공급관로와 관련 시설을 모두 폐쇄할 계획이다.

공업용수는 완벽한 정수 공정을 거쳐 공급하는 수돗물과 달리 원수 그대로, 또는 간이 정수 공정을 거쳐 산업단지로 공급하는 수도다. 정수 과정을 별도로 거치지 않고, 취수구를 통해 끌어올린 한강 물을 그대로 공급하기 때문에 수돗물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와 잦은 누수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시는 올해 5월 시설유지 효율성을 놓고 전문가 안전진단을 받았다. 이후 시설 개선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기보다는 폐쇄하는 쪽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시는 해당 공업용수도를 쓰던 3개 업체 중 2곳인 CJ제일제당과 수화기업을 설득해 공급을 끊었고, 마지막 남은 업체인 롯데제과와도 최근 합의를 마쳤다.

공업용수도는 일제강점기에 건설돼 해방 이후 대한민국 근대 산업화를 견인했다. 서울의 공업용수 공급시설은 일제강점기 부평과 영등포 일대 군수공장에 공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39년 한강1·2철교 남단 노량진에 처음 건설됐다.

1960년대에는 구로동 한국수출산업공단 조성에 맞춰 서울시가 1969년 영등포정수장 내에 하루 5만t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공업용수 시설을 건설했고, 1977년까지 하루 용수 공급 규모를 13만t으로 확대했다. 

다만 대부분의 공장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공급 규모는 현저히 줄어들었고, 올해 초에는 3개 업체와 도림천 유지용수로 하루 1만5천t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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