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토요타·폭스바겐 이어 상반기 세계시장 판매 3위
'반도체 수급난' 해외기업 생산 차질에 전기차 판매 호조 영향
하반기 전기차 라인업 강화, 고부가 차종 중심 점유율 늘릴 것

1~6월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판매량이 329만9000대를 기록하면서 일본 도요타그룹 513만8000대와 독일 폭스바겐그룹 400만6000대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1~6월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판매량이 329만9000대를 기록하면서 일본 도요타그룹 513만8000대와 독일 폭스바겐그룹 400만6000대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시장에서 판매 3위에 올랐다. 글로벌 위기와 산업 전환기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각 완성차그룹 실적자료에 따르면 1~6월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판매량은 329만900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187만9000대, 기아가 142만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는 일본 도요타그룹 513만8000대와 독일 폭스바겐그룹 400만6000대에 이은 글로벌 3위 기록이다. 현대차그룹 다음으로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314만대, 스텔란티스 303만대, 제너럴모터스 284만9000대가 뒤를 따랐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666만7000대 판매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 5위로 올라선 뒤 12년간 같은 자리를 이어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순위가 2계단 상승했다.

이번 약진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이어진 것에 영향을 받았다. 해외 업체들이 생산 차질로 판매가 주춤한 사이 현대차그룹은 적절한 대응으로 판매 감소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5.1% 줄었다. 반면 도요타는 6%, 폭스바겐 14%, 스텔란티스 16%, 르노-닛산-미쓰비시 17.3%, GM 18.6% 등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컸다.

산업 전환기를 맞아 전기차시장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월 미국시장에서 2만7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와 EV6만 각각 1만대 이상 판매했다.

올 상반기 유럽 친환경차시장에서도 호실적을 거뒀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기아 EV6 1만5927대, 아이오닉5 1만4801대 등을 포함 총 7만797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생산 증가,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6, EV6 GT 출시 등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판매 호실적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봤다. 연말까지 친환경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30% 늘릴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판매 3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점차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면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해외 완성차그룹의 생산과 판매도 함께 늘어나면서 그동안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추격이 본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통과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공격적인 전략으로 현지 점유율을 늘려가던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보조금시장에서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정책으로 북미 현지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포드, GM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는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생산·판매 최적화와 전기차 라인업 강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를 이어갈 전략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구자용 현대차그룹 IR담당 전무는 “대외 변수를 면밀히 주시해 수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하반기 점진적 생산확대를 통해 선진국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기획재경본부장)은 “하반기에도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집중하는 등 고부가 차종을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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