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경원 기자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오늘까지 윤석열 정부에서 보건복지 수장이 단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5월25일 권덕철 장관 퇴임 뒤부터 현재까지 84일째 공석이다. 

그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의사 출신의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출신의 김승희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명됐지만 두 사람 모두 인사검증 과정에서 낙마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새 정부는 보건복지 수장 후보자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역대 최장 보건복지 수장 공백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어 국민 피해를 가중시킨다. 

취임 초부터 과학방역을 강조한 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나들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별 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자율방역, 일상방역 기조만을 이어가고 있다. 

윤 정부의 이 같은 방역 기조 속에 '싸이 흠뻑쇼' 등 대규모 행사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난맥상에 처한 4차 백신 접종율 제고를 위한 타계책도 절실하지만, 수장 부재로 방역당국은 일상방역과 백신 효과만을 강조하며 별 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복지부의 내년도 방역 예산을 비롯해 보건복지 예산 확보부터 국민연금 기금 재정 악화 대책, 고령화 대책, 보건복지 사각지대 해소책 등 보건복지 수장이 다른 부처들과 함께 속도감 있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그런데 윤 정부는 이 모든 것을 해야 할 복지부 장관 자리를 내각을 꾸린 뒤 내내 비워놓고 있다. 현재 보건의료 수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장옥주 전 복지부 차관, 김강립 전 식약처장(전 복지부 제1차관), 이종구·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이명수·이종성·김미애 국힘 의원 등이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는 두 번의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실패에 더해 취임 100일 전 국정지지율이 20%대까지 전례 없이 빠르게 하락하며 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내놓는데 지나치게 신중한 모양새다.

인사(人事)에 있어서 신중함은 주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취임 100일간 온전한 내각을 꾸리지 못하는 것은 윤 정부의 인사 시스템 문제만 더욱 드러낼 뿐이다.

인사는 만사(萬事)라 했다. 새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더는 보건복지 수장 자리를 비워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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