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김민수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패기만으론 부족하다.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때다.’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가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 10~11일 이틀간 진행된 쏘카의 일반청약 최종 경쟁률은 14대 1이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의 경쟁률이 수천대 1이었던 것과 비교해 볼품없는 성적을 기록했다. 총 청약 건수는 약 4만6000건, 최종 청약 증거금은 1834억원으로 나타나 ‘대어급’이란 수식어가 민망할 정도다. 

쏘카의 흥행 실패는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하반기 출격을 준비하던 기업들마저 IPO 진행을 계속할지에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이들조차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처럼 일정 철회·연기를 하게 된다면 장기간 시장 분위기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

상장 시기를 놓친 기업은 자금계획부터 중장기 사업계획까지 모두 틀어지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 무리해서 IPO를 진행할 수도 없다. ‘제2의 쏘카 사태’가 될 수 있어 당장 어쩌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주식시장에 입성한다는 것은 기업의 가치를 시장을 통해 평가받고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기업을 더욱 성장시키는 첫걸음이다. 더 많은 투자 관심을 받고, 더 높은 지점에서 출발하고 싶은 욕심은 당연하다. 다만 간과해선 안 될 점은 투자자의 평가는 냉혹하다는 것이다.

쏘카는 ‘1조원’에 달하는 고평가 기업가치로 IPO 시작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흥행 실패로 1조원을 밑돈 채 상장을 진행하게 됐다.

지금처럼 시장의 부진이 오래 지속되며, ‘옥 중에 옥’을 냉철히 따질 만큼 까다로워진 투자자들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선 더 정확하고 확실한 미래가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대어로 기대를 모은 (마켓)컬리가 쏘카 다음 타자로 준비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주 중에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컬리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컬리는 상장 심사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서를 받았다. 경영과 재무 상황 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심사 승인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심사 승인을 받더라도 2차 관문인 몸값 산정에서 쏘카처럼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수 있다. 타산지석이 된 것일까. 컬리는 프리IPO에서 기업가치를 5조원으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2조원 아래로 내렸다.

만약 컬리가 IPO 흥행에 성공한다면 뒤를 이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부담감은 줄어들 것이다. 또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던 지난해만큼 커질 수 있다. 부디 구미가 당기는 내실 있는 기업으로 컬리가 상장 준비를 마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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