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실무 경험 바탕 오너가 4세 중 돋보이는 행보
GS 정유부문 핵심계열사 GS칼텍스 실적 반등 이끌어
그룹 신사업 발굴·육성 주도, 차기 총수후보로 떠올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GS그룹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를 이끄는 허세홍 사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2019년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오른 뒤 지난해 회사는 실적 개선을 이뤄냈고, 올해도 정유사업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면서다.
올해 GS칼텍스 이사회 의장까지 맡으면서 신사업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허 사장은 수소·화이트바이오·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하며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을 꾀한다.
◆오너가 4세 중 맏형, GS그룹 ‘미래성장’ 청사진 제시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 사장은 1969년생으로 GS 오너가 4세 중 최연장자다.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허 사장은 회사 합류 전까지 일본 오사카전기, 뱅커스트러스트 한국지사, IBM 뉴욕지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GS칼텍스 입사 후에는 싱가포르법인장·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거쳐 2017년과 2018년까지 GS글로벌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전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만큼 승진도 속전속결이었다. 그는 GS글로벌 대표직을 수행한 후 2019년 곧장 GS칼텍스 대표까지 꿰찼다. 회사는 그룹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그가 GS칼텍스 대표에 올랐다는 것은 사업적 역량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실제 허 사장은 GS글로벌 대표 시절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BSSR 석탄광 지분을 인수하는 등 자원개발사업을 주도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최근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허 사장은 일찌감치 자원개발사업의 필요성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영 일선에 나서기 전 실무 감각을 익힌 것이 도움이 됐다.
GS칼텍스로 돌아온 그는 회사의 실적 개선에 힘썼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정유부문 호황세 속 지난해 매출 34조5384억원, 영업이익 2조188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도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27조3880억원, 영업이익 3조2133억원으로 집계됐다.
허 사장은 실적 반등을 기회로 미래형 주유소 등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 전환에 속도를 냈다. 그는 GS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라는 중책도 맡았다. 이에 수소와 친환경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종합에너지기업 도약 목표… 차기 총수 1순위로 두각
정유부문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허 사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기존 정유사 이미지를 벗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틀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 그는 회사를 존경받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허 사장은 “종합에너지기업의 변화와 확장 의지를 담은 ‘에너지플러스’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에너지플러스는 ‘에너지, 그 가능성을 넓히다’라는 의미로 2020년 회사가 새롭게 론칭한 미래 사업영역을 통합한 브랜드다.
미래형 주유소 구축 작업도 탄력이 붙었다. 앞서 회사는 수도권 최초로 휘발유·경유 등 모든 연료 공급이 가능한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허 사장은 기존 주유만 가능했던 공간을 식음료 서비스까지 제공되는 복합적인 장소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디지털 업무환경 마련도 허 사장이 중점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다. GS칼텍스는 올 6월 업무 생산성 및 문서관리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보안성 유지가 가능한 마이크로소프트 365(이하 M365)를 전사에 도입했다.
종합 에너지기업 도약을 선언한 만큼 이에 걸맞은 미래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외 허 사장은 화이트바이오 생태계 확장과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상업화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LG화학과 손잡았다.
그는 “GS칼텍스는 화이트바이오분야 연구개발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역량 강화와 지속가능한 바이오 생태계 실현을 위한 자원효율화 및 순환경제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오너가 4세 가운데 돋보이는 행보를 나타내며 유력한 차기 회장 승계 후보로 거론된다. 일각에선 GS그룹이 허태수 회장 체제에 접어든 지 이제 막 3년째라는 점에서 다음 총수를 거론하기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허 사장이 그룹의 중심이라 평가되는 GS칼텍스에서 추진 중인 신사업분야에서 성과를 낸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재계는 그가 GS 미래 먹거리 육성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회장 승계에 한 발짝 다가섰다고 본다.
오너 4세의 행보가 유독 관심을 받는 이유다. 앞으로 그가 펼쳐나갈 사업도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도 “회사의 모든 밸류체인 속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고 고객에게 지속 가능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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