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지난해 8월 상장 후 주가 71% 하락
"내부적 자본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매각"
한투밸류자산·국민연금 오버행 우려도 커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주식 일부를 블록딜 하자,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이 자본 효율성 강화와 관련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주식 일부를 블록딜 하자,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이 자본 효율성 강화와 관련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카카오뱅크 3대주주인 KB국민은행이 주식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하자, 카카오뱅크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이달 초부터 유지해오던 3만원선도 무너지며 최고점 대비 30%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선 갑작스레 지분을 처분한 KB국민은행의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서 오후 2시56분 기준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2.27% 내린 2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블록딜 소식이 나온 다음 날(19일) 8% 이상 하락하며 3만원선을 내줬다. 같은 날 장 초반 13% 가까이 급락해 2만715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6일 상장 후 같은 해 8월18일 기록한 최고점(9만4400원) 대비 71.24% 빠진 수준이다.

지난 18일 KB국민은행은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주식 약 3810만주(8.00%) 중 1476만주(3.10%)를 2만8704원에 매도했다. KB국민은행은 보유지분율이 4.9%로 낮아지며 카카오(27.20%),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20%), 국민연금공단(5.66%)에 이어 4대 주주가 됐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이 자본 효율성 강화와 관련 있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본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매각을 한 것”이라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안정화되고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내부 자본관리의 효율화는 은행 재무건전성의 척도인 BIS 자기자본비율의 개선을 뜻한다.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이 가지고 있는 위험자산에 비해 자기자본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낸다. 비율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평가되며, 비율이 낮으면 자기자본에 비해 위험자산이 지나치게 많아 은행 경영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17.43%로 전분기(17.70%)보다 0.27%포인트 하락했다. 카카오뱅크 상장일이 속한 지난해 3분기 말(18.68%)보다 1.25%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다. 

지분투자같이 주로 매매로 인한 차익과 장기간 보유로 이자(배당) 수익을 얻는 자산을 금융자산이라 하며, 금융자산의 평가손익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한다. 이 기타포괄손익은 자기자본 항목 중 하나로 BIS비율과 연관된다. 즉,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이 재무건전성 악화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KB국민은행은 BIS비율 개선을 위해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의 방법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우려되는 카카오뱅크와 전략적 동맹관계 단절 가능성에 대해 KB국민은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출범할 때 미래가치나 성장성을 보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했다”며 “이번 매각 이후에도 약 5% 수준의 지분율을 유지하기 때문에 전략적 동맹관계 자체는 변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KB국민은행 블록딜 이후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물량)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국민연금 등도 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추가로 블록딜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 외에도 초기 투자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오버행 우려가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카카오톡 간편결제 제한 관련 전자금융법 개정 등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를 지켜봐야 카뱅의 주가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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