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통위가 고물가와 강달러 복합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경기침체와 시장 충격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인상폭은 지난달의 절반 수준인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사상 첫 네 차례 연속 인상이 이뤄지게 된다. 금통위는 앞서 4월, 5월, 7월 회의에서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우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27일 2개월 연속 자인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한미 금리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한은 입장에서는 환율 방어 차원에서라도 기준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40원을 돌파하면서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금통위가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빅스텝에 나서기에는 경기침체와 시장 충격 우려가 적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때문에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한은으로서도 0.5%포인트를 올리기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전문가는 10명 중 9명이 베이비스텝을 전망하기도 했다. 전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9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지난 11~17일 채권 보유·운용관련 종사자(190개 기관·842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이달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인상을 전망한 응답자 가운데 91%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실시할 것으로 봤다. 나머지 6%는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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