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국 미분양 주택 총 3만1284가구, 전월 대비 12.1%↑
전국 주택 매매량 1년 만에 절반 감소… 청약 경쟁도 '시들'
이달 전국 5만4620가구 공급 예정… "실제 물량은 적을 것"
건설업계 "실적과 직접 연결돼 분양일정 정하기 쉽지 않아"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분양시점 관련 건설업계의 고심에 빠졌다. 사진=픽사베이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분양시점 관련 건설업계의 고심에 빠졌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건설업계의 고심에 빠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적절한 분양시점을 선택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7월 기준)은 총 3만1284가구다. 이는 전월 대비 12.1%(3374가구)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1509가구에서 지난달 4528가구로 7개월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방도 같은 기간 1만6201가구에서 2만6755가구로 1만가구 넘게 늘었다.

거래량도 마찬가지다. 올 1~7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34만97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만8260건)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수도권은 14만5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줄었고 지방은 20만9295건으로 36.2% 감소했다.

뜨거웠던 청약 경쟁률도 하락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8월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41대 1로 지난해(19.79대 1)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1순위 경쟁률도 지난해 19.32대 1에서 올해 10.06대 1로 하락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이달 전국 5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63개 단지에서 총 5만4620가구 아파트가 분양된다. 이는 2015년 9월(5만7338가구) 이후 최대 물량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상황을 보면 예정된 물량이 모두 공급될지는 미지수다. 침체기에 빠진 주택시장에서 적절한 분양시점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둘러 공급을 진행하는 건설사도 있고 내년 초까지 일정을 미루는 건설사도 많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달 많은 분양물량이 예고됐으나 과반 이상이 미분양 우려가 큰 지방에서 공급될 예정”이라며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확산될 전망이다. 청약 미달 사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내 추가 금리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는 쉽게 반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건설사들도 과감한 선택을 하기 힘든 분위기다. 인지도가 낮은 중견건설사들은 사업운영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계산기를 두드리기 바쁜 모양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일정을 정하는 것은 실적으로 직접 연결돼 단순하게 결정할 수 없다.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를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일정을 조정하는 건설사가 많아질 것이다. 특히 금리인상 폭과 시기, 수요자들의 분위기를 살피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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