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두터운 신뢰 받는 인물
37년 '정통 대우맨'… 주택사업 전문가로 반등 이끌어
중흥그룹 인수 우려 잠식… 내부적 '조직 안정화' 총력
친환경 풍력사업·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등 사업다각화

주택전문가이자 덕장 스타일로 유명한 백 사장은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주택전문가이자 덕장 스타일로 유명한 백정완 사장이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올해 3월부터 대우건설을 이끈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주택전문가이자 직원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난 덕장 스타일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 승부사 기질을 갖춰 결단력이 뛰어나고 끊임 없는 도전을 추구하는 경영방식을 추구한다.

백 사장은 대우건설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리뉴얼을 주도하고 주택사업부문 실적을 이끄는 등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고 회사 내부에서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중흥그룹과 결합도 안정적으로 성공시켜 업계에서는 그의 행보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에는 신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37년 대우맨', 탁월한 수주 능력

백 사장은 1963년생으로 신일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1985년 대우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지금까지 37년 동안 대우건설에서만 힘을 쏟은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2016년 주택사업본부장을 거쳐 2017년 리스크관리본부장, 2018년 주택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해 커리어를 쌓았다.

2019년에는 대우건설 전무를 맡았고 올 3월 대우건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주택부문에서 사업 대부분을 이끌며 능력을 키웠고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겪은 전문가로 성장했다. 아울러 평소 임직원들은 물론 신입사원과도 격의 없는 소통을 마다하지 않아 내부적으로 큰 신뢰를 쌓았다.

특히 백 사장은 2019년 브랜드 푸르지오를 성공적으로 리뉴얼해 수요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을 만큼 가치를 높였다. 그는 2019년 3월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푸르지오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 상품까지 모든 부문에 걸친 구상을 발표했다. 소비자 취향을 아파트 설계에 반영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강조하며 세련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백 사장의 또 다른 주요 업적 중 하나는 주택사업 반등이다. 그가 2018년 11월 주택건축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뒤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대우건설은 2019년 2만1000세대, 2020년 3만2000세대, 지난해 2만8000세대를 분양해 3년 연속 신규분양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3만 세대를 분양할 계획이다.

부진했던 도시정비 신규수주도 크게 늘었다. 대우건설은 2019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8660억원을 달성했고 2020년 8728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종전 최고치인 2017년(2조8794억원)을 넘어 도시 정비 신규수주 3조8992억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백 사장의 주택사업운영 능력이 돋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그의 성적표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 예정된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 가운데 두 번 만 이겨도 지난해 도시정비 최고기록(3조8992억원)을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조합과 약속을 지키는 건설사로 조합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수할 수 있는 파트너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사업성이 높은 리모델링과 소규모재건축사업 수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을 경신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을 이끌어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을 이끌어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중흥 효과' 기대, 신사업 확장 속도

대우건설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는 백 사장은 앞으로 행보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부장 등 역할과 사장이라는 자리의 책임감은 차이가 크다. 특히 올 3월 중흥그룹에 인수되면서 어떤식으로 화합을 이루고 시너지를 극대화할지 주목된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추진될 때 업계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고래가 새우를 삼키는 격’이라며 무리한 도전이라고 평가했지만 지금까지는 양측 모두 여러 부문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나타냈다. 특히 최근 베트남 관련 사업을 공동추진하며 해외부문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직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 인수로 내부적인 분위기가 혼란스러워지고 임직원들의 불만이 많을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하지만 백 대표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조직 안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인수 조건과 관련한 대우건설의 불만이 나오자 백 대표가 직접 중재해 의견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지오도 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결국 독자 운영으로 결정되면서 우려는 잠식됐다.

중흥시너지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백 사장은 대우건설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건설업계에서 차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전적인 신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백 사장이 선택한 신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사업분야다. 올 6월 대우건설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올 7월에는 포천민자발전, 한국플랜트서비스와 국내 최초로 실제 운영 중인 연료전지 발전시설을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연계형 융복합 스마트팜 실증연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실증연구를 위한 자금 조달과 시공, 운영을 담당하고 재배된 작물을 자체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백 사장은 스마트팜 융복합 기술 개발과 고도화를 이뤄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앞으로 발전사업 수주 추진 시 스마트팜을 포함한 융복합 사업 제안으로 경쟁력 강화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래항공모빌리티(AAM)사업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신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발광다이오드(LED) 해저터널과 친환경 풍력발전 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주택사업에만 열중하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동차를 타고 아쿠아리움 현장을 주파하는 효과를 내는 등 이색적인 도전을 마다하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에는 푸르지오 입주자들이 승용 드론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까지 구상하는 중이다.

백 사장은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새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전략적 투자도 최대한 강화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춘 신사업·신기술 발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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