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우인터내셔널 합류, 미얀마 가스전사업 '성공 신화'
해와 자원개발사업… 말레이시아·호주 등으로 반경 확대
거대 상사 기업 탄생 임박… "100년 기업 초석 만들겠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이 전통적 상사기업 이미지 탈피에 나섰다. 그는 포스코에너지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주 사장은 합병 후 회사 미래 수익원 창출에 주력할 전망이다. 

◆‘자원개발통’… 미얀만 가스전사업 주도

주 사장은 1960년생 부산 출신으로 동아고등학교와 부경대학교 기관학과를 졸업한 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자원공학 석사학위 과정을 마쳤다. 한국석유공사와 미국 석유기업인 텍사코, 프라이드 인터내셔널에서 근무하면서 상사와 관련된 업무를 익혔다.

그는 주로 미국, 영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쌓은 근무경력을 인정받아 2005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인터내셔널에 합류했다. 주 사장은 이후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E&P사무소장 상무에 오른 뒤 자원개발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미얀마 가스전사업을 10년 이상 주도한 그에게는 자원개발사업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미얀마 가스전 개발은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프로젝트다. 주 사장은 오랫 동안 현지 가스전 탐사·개발 작업을 수행했다.

회사의 가스전 사업은 해상 플랫폼에서 생산을 개시한 뒤 시운전을 거쳐 201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량은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치에 해당한다. 국내 종합상사가 해외에서 거둔 가장 성공한 사업이라는 평가다.

특히 주 사장이 현지에서 근무할 당시 가스탐사를 위해 바다 한가운데 만든 플랫폼에서 약 200명의 직원과 3개월가량 합숙 생활을 한 것은 대표적 일화로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가 2019년 에너지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시점 회사는 대우라는 이름을 떼고 지금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됐다. 에너지사업을 총괄해온 주 사장은 2020년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에 발탁됐다.

포스코인터내셜로 사장이 된 직후부터 미얀마 가스전사업 2~3단계 추진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포스코그룹의 실적 효자 노릇을 하는 가스전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미얀마에 국한된 회사의 에너지사업 반경을 넓혔다. 미얀마 가스전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광구탐사를 진행했고, 올해 3월 호주 세넥스에너지 지분 50.1%를 인수했다.

회사는 세넥스에너지 지분 인수로 약 8020억원 세제곱피트(ft³)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확보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회사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주 사장이 올해 7월 열린 포스코인터내셔널 ‘2030성장전략워크숍’에서 미래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주 사장이 올해 7월 열린 포스코인터내셔널 ‘2030성장전략워크숍’에서 미래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그룹 내 친환경사업 선봉장 역할

주 사장은 그간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돋보이는 성과로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데 이어 사장에 재선임됐다. 최근 그는 포스코그룹 내 친환경사업 ‘행동대장’으로 나선 모습이다. 포스코그룹 비철강사업 강화 전략에 발맞춘 행보다. 

실제 미래 신규 유망소재 발굴에 주력해왔다. 그는 에너지시장 급변에 맞춤형 전략으로 포스코에너지와 합병을 결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은 오는 11월4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내년 1월1일 마무리된다. 주 사장은 트레이딩 중심에서 에너지·식량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에너지를 비롯한 곡물, 석유화학 자동차부품에 이르는 폭넓은 제품을 공급해 글로벌 종합상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합병은 지주사 체제 전환 뒤 그룹 시너지 확보를 위한 구조 개편의 첫 신호탄”이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핵심 계열사로 육성하는 차원으로 추진돼 기업규모에 걸맞은 성장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 사장에게 그룹 에너지사업에 있어 선봉장 역할이 맡겨졌다. 앞으로 그는 거대 에너지 종합상사 수장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가속할 방침이다. 수소사업 역시 그의 미래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 창출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며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 한층 성장하겠다.” 

주 사장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약속이다. 올해 7월 ‘2030 성장전략 워크숍’에서는 “투자 기반 사업모델로의 전환, 핵심사업과 연계한 밸류체인 확대, 유망 신사업 발굴, 과감한 투자 등으로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물론 업계 안팎에서 미얀마 가스전 성공 신화를 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합병으로 회사는 연간 40조원의 매출과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 사장이 합병을 발판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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