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조절 여지 있으나 강세흐름 유효, 내년에 1400원 후반도"
한경연 "한미 금리역전 영향에 환율 1434원대까지 갈 수 있어"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 시대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발 점도표 쇼크가 국내 외환시장을 덮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대로 올릴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환율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단기 환율 전망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한미간 금리역전이라는 상황 하나만으로도 환율이 1434원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제공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 시대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발 점도표 쇼크가 국내 외환시장을 덮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대로 올릴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환율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단기 환율 전망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한미간 금리역전이라는 상황 하나만으로도 환율이 1434원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 시대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발 점도표 쇼크가 국내 외환시장을 덮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대로 올릴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환율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단기 환율 전망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한미간 금리역전이라는 상황 하나만으로도 환율이 1434원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을 넘겼다. 환율은 1398.0원에 개장한 뒤 곧바로 상승폭을 키워 1400원을 돌파했다. 15분에는 1404.60원까지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3월31일(장중 고가 1422.0원) 이후 13년6개월 만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속도 조절 여지는 있으나 강세 흐름이 유효하다”면서 “내년에는 1400원 후반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 급등의 직접적 요인은 점도표 쇼크다. 연준은 지난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이미 고공행진 중인 물가 등으로 충분히 예상됐던 부분이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 예상 금리는 4.4%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정책금리는 3.00~3.25%가 됐다. 앞으로 남은 11월과 12월 FOMC에서도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폭등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포인트를 돌파했다.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특히 한미 금리차가 문제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50%가 됐다.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나 빅스텝을 단행해도 국내 기준금리는 3%에 불과하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더 높다. 게다가 연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높다.

다른 요인을 제거하고, 한미 금리차이만 봐도 환율 급등세를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분석’보고서를 통해 한미간 금리역전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410~1434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한은 금통위가 오는 10월 베이비스텝이나 빅스텝을 밟더라도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0.125%포인트(빅스텝 가정)~0.375%포인트(베이비스텝 가정)로 역전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이 한미 기준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 전년 동월 대비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이 한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보다 1%포인트만큼 커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률은 8.4%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이 같은 추정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만약 10월 한은 금통위에서 베이비스텝이 단행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34.2원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금통위가 빅스텝을 단행한다 하더라도 1409.6원까지는 무리없이 오를 것으로 봤다.

한편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금융·외환시장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쏠리고 있다고 생각해 대응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미 기준금리 격차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 강세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외환당국의 경계 언급이 달러 초강세를 얼마나 누를지는 알기 어렵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