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이탈리아형제들 대표인 조르자 멜로니 (사진 AP=연합뉴스)
극우  이탈리아형제들 대표인 조르자 멜로니 (사진 AP=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우연합이 승리하자 유럽과 미국 등 서방이 긴장하고 있다.

26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 출구조사 결과 우파연합은 41~4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 결과대로 최종 득표율이 확정된다면 우파연합은 400석의 하원과 200석의 상원에서 모두 과반을 여유있게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파 연합은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l)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리더인 전진이탈리아(FI) 등 3개 정당 연합이다.

이 가운데 총리는 이탈리아형제들의 조르자 멜로니(45) 대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우파연합은 가장  많이 표를 얻은 정당에서 총리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는데 이탈리아형제들은 가장 많은 22~26%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멜로니 대표가 총리가 될 경우 이탈리아는 사상 첫 여성 총리를 맞는다. 또 파시즘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79년만의 첫 극우 지도자이기도 하다.

멜로니는 2006년 29세에 하원의원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8년에는 당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청년부 장관에 올라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31세) 장관 기록을 세웠다.

멜로니는 '강한 이탈리아'를 표방하는 극우 정치인으로, 반이민·반유럽통합을 지지하고 있고, 과거 친 러시아적인 행보를 보이는 등 극우성향이어서 '여성 무솔리니'로 통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현재 에너지.곡물 가격 폭등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과 과도한 국가부채 등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멜로니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지출 확대와 대대적인  감세 공약으로 민심을 저격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멜로니가 집권할 경우 민족주의 송곳니를 드러낼 우려가 있다"고 했고,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멜로니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멜로니는 총선 과정에서 "유럽연합(EU)을  탈퇴하거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는 짓은 하지않겠다"고 했지만 유럽과 미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멜로니가  집권할 경우 우파연합 정당에서 극우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내각에 진입 할 수 있어 외교안보 정책이 어디로 튈지 불투명하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를 놓고 EU가 혼선을 빚는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기존 노선과  다른 행보를 보일 경우 유럽의 결속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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