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등 세계 중앙은행 공격적 금리 인상
자금 이탈 가속화, 순매도세… 증시하락 부추겨
투자심리 회복 요원, 개인 투자자 극심한 '혼란'

증시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악재가 여전해 코스피가 하락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도 봤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코스피와 코스탁시장 시총이 1년 사이 620조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고 시장에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 손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미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긴축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공황'에 빠졌다.

그동안 증시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여겼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긴축 여파로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1년 사이 날아간 금액만 620조원에 달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3일 기준 2290.0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지난해 7월6일 사상 최고치(3305.21)에서 1015.21포인트(30.7%) 떨어졌다. 시가총액 역시 2314조4174억원에서 1804조5000억원으로 509조9174억원 줄었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날 729.36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8월9일(1060.00) 대비 330.64포인트(31.2%) 급락했다. 시총은 443조860억원에서 같은 기간 332조9038억원으로 110조1822억원 감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총 시가총액은 지수 최고치 당시 대비 무려 620조996억원이 증발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1위 삼성전자 주가의 경우 지난해 7월6일 8만1200원에서 지난 23일 기준 5만4500원으로 32.9% 밀렸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12만5000원에서 33.2% 추락한 8만35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줄어든 시총 규모는 각각 159조3932억원, 30조원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긴축으로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금 이탈이 가속화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그치지 않고 연내 추가 인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런  흐름 속에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지난 22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총 2조2707억원의 주식을 팔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극대화한 비관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며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통한 긴축 공포 진정 여부,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 미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실적 영향 등으로 연저점 테스트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연준도 기준금리를 올해 말까지 추가로 1.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는 등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영국의 대규모 부양책은 인플레이션 고조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글로벌경기 침체 우려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키는 등 투자심리도 영향받게 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도 대형주 중심의 반발 매수가 유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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